사상 최대 실적 앞 'R의 공포' 암초…순항하던 해운업계 '시계제로'

이태성 기자 2024. 8. 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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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의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홍해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아랍 진영의 갈등과 더불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에는 지난해부터 경기침체 우려가 있었는데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홍해사태가 운임료를 지금까지 유지시켰다"며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경기침체의 강도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하반기 상황을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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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vs R의 공포...불확실성 커져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에 HMM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3.11.23. ks@newsis.com /사진=김근수

해운업계의 하반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홍해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아랍 진영의 갈등과 더불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332.67로 집계됐다. SCFI는 지난 3월 29일(1730.98) 이후 14주 연속 상승한 뒤 3000선을 상회하고 있다.

SCFI를 두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은 홍해 사태였다.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이후 유럽과 미주로 향하는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운항거리가 증가했고, 선박이 부족해지면서 운임료도 함께 올랐다.

최근들어 선복량이 증가하면서 SCFI는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동 사태가 다시 급변하고 있다. 이란이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을 계기로 '피의 보복'을 천명하고, 미국도 해·공군 전력 급파를 결정하는 등 갈등이 커지면서다.

중동의 불안정성은 해상운임을 다시 끌어올릴 요소다. 수에즈 운하 통행이 어렵다면 유럽 노선 등에서는 운임 하락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로 인한 항만에서의 물류 적체까지 고려하면 전체적인 운임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는 지난 1일 중동 이슈를 감안해 올해 연간 EBITA(상각전영업이익) 가이던스를 90억~110억달러(약 12조3000억~15조원)로 상향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 공포가 드리우며 해운업계에는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8월의 시작과 함께 연달아 나온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실업률, 비농업 고용 지표가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 운임료는 하락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말~2020년 초 SCFI는 1022.72(2020년 1월3일)이 가장 높았고, 대략 800~900대 수준을 유지해왔다. 운임료가 현재의 4분의 1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두가지 사태가 겹치면서 해운업계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7260억원이다. 2분기에만 지난해 영업이익을 초과한 실적 달성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코로나로 호황을 누렸던 2021~2022년을 제외한 사상 최대 실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이같은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에는 지난해부터 경기침체 우려가 있었는데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홍해사태가 운임료를 지금까지 유지시켰다"며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경기침체의 강도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하반기 상황을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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