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도 전도연도..정상에 올라도 현역을 꿈꾼다 [인터뷰]
2024 파리 올림픽을 통해 '자타공인' 역대 최고 궁사에 오른 김우진 선수가 개인전 금메달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꾸준함의 비결'을 묻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하나, 두 개를 땄다고 해도 운동하는 건 바뀌지 않는다. 대우야 바뀌겠지만 내가 양궁을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또 그는 “지금 은퇴할 생각이 없다”면서 “오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겠다. 내일부터는 다 과거로 묻어두겠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영화 ‘밀양’으로 한국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지 벌써 17년이 지났건만 지금까지도 종종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도연을 5일 영화 ‘리볼버’ 공개를 앞두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도연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김우진 선수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정상'을 경험해본 전도연 역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현역’ 배우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했다고 할까. 특히 ‘(오랫동안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자리 잡고 있는데)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어떻게 경계했느냐’는 물음에 그는 “빠질 만큼 대단한 걸 안 해 봐서”라며 조심스레 운을 떼 여전히 연기가 고픈 배우 전도연의 솔직한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전도연은 “같은 일을 오래했다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늘 새로운 작품, 새로운 배우를 만나기 때문에 이쯤하면 잘하지 않았어, 그런 생각을 못해봤다”고 말했다.
“오히려 난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한편으론 내가 욕심을 부리나 그런 생각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잖나. 그런데 길이 있어야 나아가는데, 길이 없는데 내가 그 길을 바라보는 건 욕심 아닌가”라며 매너리즘 운운할 정도로 많은 작품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배우들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늘 ‘선택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따내거나 러브콜을 받거나 어쨌건 누구에게 선택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도연 역시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그중에서 선택하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임했다”며 “오랫동안 어떤 감독께 먼저 만나자거나 그런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먼저 얘기를 꺼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주변 남자 배우들을 보면 두 세개씩 작품이 내후년까지 다 차있고 그렇던데, 한편으론 시나리오도 안보고 어떻게 할 수 있지? (약속했다가 시나리오가)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하지? 그런 두려움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용기를 내 자신의 태도를 바꿨다. 영화판도 점점 물갈이 돼 젊은 감독들이 등장했고, 자신은 그들에게 너무 접근하기 힘든 존재라는 사실은 인식한 것.
전도연은 “그 갭을 어떻게 줄이지? 그래서 나 자신을 내려놓고, 내가 먼저 다가갔다. ‘길복순’을 함께 한 변성현 감독과 만났을 때도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하고 싶다고 했다. ‘무뢰한’으로 호흡을 맞췄던 오승욱 감독에게는 10년에 한편씩 하지 말고, 나도 감독님도 노는데 짧고 굵게 유쾌, 통쾌, 경쾌한 작품 해보자고 했다. 물론 그런데도 4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이라며 웃었다.
“ ‘길복순’은 시나리오 안보고 한 작품이었다. 시나리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니까 (내가 예상치 못한) 다른 게 생겨났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발견해줬다. ‘리볼버’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곤 여자 ‘무뢰한’ 같다고 생각했다. 같은 걸 반복하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감독님과 한 약속이 있어서 출연했다. 되게 어두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임지연, 지창욱 등 다양한 배우들 덕분에 내가 애초 생각한 영화와 다른 색깔의 영화로 완성됐다.”
“한동안 길이 없는데 내가 (그 길을) 바라는 건 욕심 아닌가.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면, 길이 아닌 게 길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접속’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영화판에 새겼던 전도연은 한동안 멜로의 여왕으로 통했다. 지금은 멜로보다 장르물이 대세라 그녀 역시 장르영화에 출연하나, 멜로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어떤 영화를 해보고 싶냐는 물음에 전도연은 “늘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멜로영화를 극장에서 안본지 오래됐다. 요즘 관객들은, 사랑에 관심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저는, 정통 멜로를 하고 싶다. 사랑으로 인해서 가슴 아픈 것은 견뎌볼만 하잖나. 내가 나오건 안 나오건 멜로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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