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솔로’ 더치페이男→어장관리女, 연프 넘은 인류학 다큐 [TV와치]
[뉴스엔 이해정 기자]
"'나는 솔로' 보세요?"
TV 깨나 본다 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선 "날씨 덥죠?" 급의 인사치레다. 안 본다고 하면 대화는 급종료되지만 대답이 긍정적이라면 엄청난 대화 세포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2021년 7월 첫방송 돼 올해로 만 3년, 거쳐간 기수만 해도 21기에 이르는 짧지 않은 역사에 전통 '연프'(연애 프로그램)답지 않은 날 것 감성, 매 기수 등장하는 빌런과 논란까지. 일단 "몇 기 옥순 봤어요?" 묻기 시작하면 그와 러브라인을 이룬 남자 출연자, 싸운 출연자, 직장 동료들의 증언, 현재 썸을 타는 비연예인 등등. 고구마 줄기처럼 끊이지 않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솔로' 성공 포인트는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왜 저래' 하면서도 보게 되는 막장 드라마에 가깝다. 시청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인류학 도감' 내지 '다큐멘터리'가 아니냐고 한다. 그만큼 현실적이고, 너무 현실이라 눈살을 찌푸리게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매회 빌런이 등장할 수 있냐며 남규홍 PD 인복에 감탄하기는 반응도 있지만, 돌아보면 현실에도 그만큼의 빌런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는 솔로'는 다른 연프와 달리 '빌런 보존의 법칙'을 충실히 따랐을 뿐이다.
빌런의 형태도 다양하다. 출연자들끼리 말이 와전돼 싸우는 기수가 있는가 하면 출연자가 이혼이나 파혼 이력을 숨겨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방송 이후 자기들끼리 친목을 하거나 저격을 하면서 '솔로나라'를 벗어나지 못하는 출연진도 있다. 때로는 '나는 솔로' 출연자와 '돌싱글즈' 등 타 연프 출연자가 연애를 하면서 세계관 붕괴를 야기하기도 한다. 카메라 앞에서 저럴 수 있는 건지, 그러고는 또 친목을 하거나 연애를 할 수 있는 건지. 그런데 왜 시청자는 욕을 하면서도 '나는 솔로'를 떠날 수 없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고 몰라도 보게 되는 '나는 솔로'의 아는 '구린 맛'이 놀라울 뿐이다.
현재 방송 중인 21기 주인공은 단연코 남성 출연자 영식과 여성 출연자 현숙이다. 영식은 데이트 자리에서 "꼭 남자가 차를 열어줘야 하냐", "계단을 올라갈 때 누가 먼저 올라야 하냐", "수저 밑에 휴지를 깔아야 하냐" 등의 질문을 쏟아내 의아함을 자아냈다. 특히 데이트 상대인 영숙이 계단을 먼저 올라가겠다, 상관없다고 하자 "이런 거 예민한 분들이 있다. 밑에서 자길 보는 게 싫다는 분들이 있다"고 존재하지도 않는 '예민한 분들'을 언급하는가 하면 "새우 까주는 거 과하다 아니다?" 등 계속되는 밸런스 게임으로 '새우를 까주는 행위는 과하다'는 본인의 생각을 은연중에 또는 강력하게 어필해 상대를 불편하게 했다.
이후 식사 값을 두고 본인이 결제하겠다는 영숙과 반반 하자는 영식의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직원이 두 사람을 지켜보다 영식의 뜻대로 반반 결제를 해주자 영식은 머쓱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데프콘은 "오빠들은 말이야. 오빠들은 다 쏜다 이거야"라는 우스갯소리로 영식의 행동을 꼬집었다. 특히 같은 날 데이트를 한 영철-순자의 경우 영철이 거액의 데이트 비용을 모두 지불한 건 물론 영식은 '과하다'고 했을, 대게 살을 모두 발라주는 배려로 합격점을 얻어 더욱 대비를 이뤘다.
방송 이후 영식을 향한 시청자의 비판이 빗발쳤다. 여기서 핵심은 데이트 비용 더치페이가 아니다. 자리에 있지도 않은 '예민한 분들'을 언급하며 영숙의 예민함을 테스트하는 질문을 쏟아내고, 영숙이 그에 해당하지 않자 호감을 표하는 일련의 과정이 순수한 호감 내지 사랑과는 이질적인 느낌을 준 게 문제였다. '내 기준은 이거야. 통과해 보시지'라는 속셈으로 자기만의 시험을 치는 상대에게 진정성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데이트는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단순한 시작점에 불과했는데, 그 통행료 내는 것부터 따지고 있으니 고지에 오르긴 글렀다는 지적이다.
영식이 재고 따지느라 욕먹었다면 여성 출연자 현숙은 안 재고 일단 들이댔다 쪽박 찼다. "사랑받고 자라 사랑이 많다"던 현숙은 정말 사랑이 너무 넘쳤던 건지 영호, 광수, 영철, 상철 등 다수의 남성 출연자에게 호감을 표하며 '플러팅' 하다 결국 모든 상대에게 거절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광수는 자신에게 호감을 표해놓고 다른 남성 출연자를 택한 것에 서운해했고, 영철은 모든 남성 출연자에게 "접근"하는 행동을 문제 삼았다. 현숙은 당황하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시청자들은 현숙의 어장관리가 실패한 데에 통쾌해 하기도, 안쓰러워하기도 했다.
사실 이혼이나 파혼 사실을 숨긴 것과 같이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빌런'이라기엔 억울한 지점이 있다. 앞서 말한 '빌런 보존 법칙'을 떠올려 보면 우리 주위에도 얼마든지 21기 영식과 현숙이 있기 마련이다. "직장에 빌런이 없으면 내가 바로 빌런"이라는 말처럼 본인이 문제 인물일 확률도 있다. 행동을 박제할 카메라가 없고 연출에 의한 반복 재생이 없고 강조하는 자막이 없어 빌런 꼬리표를 피해 갔을 뿐이다. 욕하면서 보는 재미라지만 진짜 출연진을 인신공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빌런 욕하기에 열을 올리기보단 앞으로 어떤 인간 유형이 등장할지 기대하며 보면 어떨까.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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