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SK보다 국가” 최태원 회장을 다시 보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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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만난 건 2년 전, 한 포럼 행사장에서였다.
이후 다른 행사장에서 최 회장을 한두번 더 뵌 적이 있지만, 근엄한 재계 총수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최 회장은 평소 축사 등은 실무진들이 써주는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 회장의 좀 더 솔직한 이야기는 포럼 3일차 기자 간담회에서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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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만난 건 2년 전, 한 포럼 행사장에서였다. 최 회장은 축사에서 “전 세계 대전환의 시대에, 위기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팔로어(추종자)가 아닌 설계자가 돼야 하며, 이를위해 시나리오별로 대응전략을 세우는 ‘시나리오 플래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엔 세계적 흐름을 파악하고, 맥락을 잘 짚은 발언으로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후 다른 행사장에서 최 회장을 한두번 더 뵌 적이 있지만, 근엄한 재계 총수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얼마 전 꽤 긴 시간을 공유할 기회가 있었다. 지난달 17일부터 3박 4일간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때였다. 최 회장을 달리 보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키워드로 한 포럼 내내 주요 강연을 빠뜨리지 않고 경청했다.
인상 깊었던 행사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AI를 주제로 진행한 토크쇼였다. 재계 총수로서 이런 자리에 직접 참석한다는 것도 신선했지만, AI의 핵심을 콕콕 짚어내면서도 옆집 아저씨처럼 쉽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 내심 놀랐다. 특히 ‘AI수익성’에 관한 발언이 주목을 끌었다. 그는 “2~3년 안에는 엔비디아의 적수가 없겠지만 기업들이 AI를 이용해 돈을 버는 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엔비디아 칩을 통해 기업들이 AI로 돈을 벌지 못하면, 엔비디아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AI가 대세인 분위기는 맞지만, 수익성 문제는 다소 간과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면을 읽었다. 최근 미국 빅테크의 실적 부진으로 ‘AI거품론’이 일고, 이런 우려로 주가가 빠지는 것과 일치했다.
최 회장은 평소 축사 등은 실무진들이 써주는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본인의 생각을 녹여 담아낸다. 엔비디아, TSMC,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의 수장들을 만나면서 보고 들은 내용만으로도 조예가 깊겠지만, 이를 소화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내느냐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 AI전문가 최수연 대표와 함께한 토크쇼 역시, AI에 대한 통찰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한 참석자는 “최 회장의 말과, (발언 자료에) 꼼꼼히 적은 메모를 보니 (총수가) 다르긴 다르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최 회장의 좀 더 솔직한 이야기는 포럼 3일차 기자 간담회에서 들을 수 있었다. 기자들 질문에 답변은 격의 없었다. 아들, 딸들과 자주 만난다는 이야기도 했다. 우회적이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언급은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었다. 상의 회장으로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SK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국가’라고 언급한 대목은 인상적이었다. 기자회견 중에도 SK의 AI전략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AI전략을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괜찮을지,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하면 이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지 생각한다”고도 했다. 국가 미래를 신경쓰는 이가 비단 최 회장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 리스크 속에서도 민생은 외면한 채 노란봉투법 등 경제의 발목을 잡는 법안에만 매달리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와 사뭇 대비되는 점은 어쩔 수 없다. 한국에 이런 기업인이 있다는 점에 그나마 위안을 느낀다.
권남근 뉴스콘텐츠부문장 겸 산업부장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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