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800억 이혼’ 뒤집으려는 최태원… 500쪽 상고이유서 제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대리인인 홍승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법무법인 율촌은 전날 오후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율촌은 같은 날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재근(51·28기)·민철기(50·29기)·이승호(49·31기) 변호사, 가사소년 전문법관 출신 김성우(55·31기) 변호사의 소송 위임장도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은 상고이유서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및 SK그룹 성장 과정에 대한 2심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심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에 유입됐고, 이 비자금이 SK그룹 급성장에 기여했다’는 취지로 판단하며 역대 최대인 약 1조 3808억원의 재산 분할을 결정했다.

최 회장 측은 또 2심 재판부가 재산 분할액 산정 시 범한 오류 등을 지적했다고 한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최 회장 측 지적을 받아들여 판결문 경정(更正·법원이 판결 후 계산이나 표현의 오류를 고치는 일)을 했다. 최 회장 측이 판결 경정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한 사건도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대법원에 상고이유서가 접수되면서 이혼 소송을 정식으로 담당할 재판부 배당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 특별3부에 임시 배당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법리 다툼에 집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법조인은 “1·2심 판결이 상이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있었던 만큼 대법원에서 각 쟁점에 대한 법리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