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구글은 독점기업…시장 지배력 불법적 남용·경쟁 제한"
세계 최대 검색 엔진 업체 구글이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 메흐타 판사는 5일(현지시간)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구글은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메흐타 판사는 277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에서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적시했습니다.
이어 "구글이 지불한 260억 달러는 다른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며 "구글은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결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그동안 구글이 검색 엔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안드로이드와 함께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서 구글의 독점 검색 계약이 반(反)경쟁적 행위와 검색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판결했습니다.
또 "구글이 강력한 시장 진입 장벽을 세우고 지배력 유지를 위해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로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드백 루프는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검색 알고리즘을 향상하는 것으로, 사용자를 구글 서비스 안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메흐타 판사는 스마트폰과 브라우저의 유통을 독점함으로써 구글이 온라인 광고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할 수 있었다며 "독점적 권한으로 텍스트 광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색 텍스트 광고는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이용자를 웹사이트로 유도하는 광고 형식을 말합니다.
메흐타 판사는 이날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판결하고, 구체적인 처벌 등에 대해서는 추후 재판을 열어 결정할 계획입니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와 일부 주(州)들이 2020년 10월 구글이 미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며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구글이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를 지급하는 등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에 막대한 자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글은 소비자가 최고의 검색 엔진을 경험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 소비자도 최고 제품을 선택했다고 반박해 왔습니다.
또 이용자들은 구글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글 검색을 사용하고, 이를 위해 투자를 계속해 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가 1990년대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대상으로 한 반독점 소송 이후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최대 반독점 소송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현대 인터넷 시대에 거대 기술 기업의 권력에 타격을 주고 비즈니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판결"이라며 "구글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구글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혀 최종 판단은 연방 대법원에서 결정 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했습니다.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아무리 규모가 크거나 영향력이 크더라도 법 위에 있는 회사는 없다. 법무부는 계속해서 우리의 독점금지법을 강력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대변인도 "이 '경쟁 친화적' 판결은 미국인을 위한 승리"라며 반겼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구글 주가는 4.61% 하락한 160.6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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