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불법 리베이트' 동아ST 122개 약값 강제 인하 정당“

이민준 기자 2024. 8. 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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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조직적 리베이트 제공, 제재 필요성 커”

수십억원대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제약사 동아ST가 보건복지부의 ‘강제 약값 인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동아ST는 2018년 첫 번째 인하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에서는 최종 승소했지만, 2022년 재처분에 대한 소송에서는 졌다고 한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는 동아ST가 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제 상한금액 조정처분 취소’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동아ST는 전국 병·의원에 총 3433회에 걸쳐 44억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2007~2017년 약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세 차례에 걸쳐 기소돼 모두 유죄를 확정받은 바 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2022년 동아ST에 122개 품목 약값을 평균 9.63% 인하하라고 고시했다.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는 제약사에 대해 직권으로 요양급여대상 약제의 ‘상한금액’을 정하는 사실상의 경제적인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령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동아ST는 약값 인하를 강제한 의약품의 범위가 너무 넓다고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냈다. 리베이트 제공 당시 품목허가를 받지도 않았던 약제와, 리베이트를 제공한 요양기관에서 처방하지 않았거나 소량만 처방한 약제까지 가격을 내리라는 고시는 위법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리베이트가 특정 의약품을 위해 제공됐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면 이 리베이트는 포괄적으로 그 회사가 취급하는 모든 의약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제공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동아ST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리베이트 제공이 해당 요양기관의 처방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패한 리베이트’도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동아ST는 “다른 회사가 독점적인 판매권을 보유한 약제까지 처분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동아ST에게는 해당 약제의 판매를 촉진할 경제적 유인이 있으며, 형사판결상 이 약제는 리베이트 제공 대상으로 특정돼 있기도 하다”며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재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과중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한 행위만 특정해도 약 5년간 수백여곳 요양기관에 60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제공한 것”이라며 “제재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이어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 볼 수 없으며,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공익이 더 중대하다”고 했다.

앞서 리베이트가 적발된 동아ST는 2018년 130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54% 낮추라는 복지부 고시의 인하율이 과다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은 복지부가 ‘리베이트 일자를 기준으로 약가인하 또는 급여정지를 분리 적용하라’는 판결 내용을 반영해 2022년 재처분한 것에 불복해 제기된 것이다. 동아ST는 이번 패소 판결에 항소해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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