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 감량하다니...' 상처난 두목호랑이 달라졌다, 아빠의 이름으로 부활 날갯짓

양정웅 기자 2024. 8. 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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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KCC 이승현. /사진=부산 KCC 제공
지난 시즌 팀의 선전 속에서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두목호랑이' 이승현(32·부산 KCC 이지스)이 달라졌다. 10년 만에 참가한 하계훈련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승현은 최근 KCC의 전지훈련지인 강원도 태백에서 취재진과 만나 "(훈련이) 너무 힘들다. 그래도 휴가 때 미리 체중 감량도 해서 어찌저찌 견디고 있다"고 밝혔다.

KCC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강원도 태백시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해발 1000m의 고산지대에서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창진 KCC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선수들이 휴식기간에 몸을 잘 만들어 왔다. 훨씬 운동을 잘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러 젊은 선수들의 훈련 모습에 칭찬을 전한 전 감독이지만, 딱 한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는 "무조건 이승현이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동안 KCC에서만 아니라 이전 팀에서도 국가대표 때문에 하계훈련을 거의 안 했다고 들었다"며 "착실하게 잘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승현은 이번 훈련을 앞두고 무려 10kg을 감량해 왔다고 한다.

이승현은 "제 나름대로는 (목표 체중을) 채웠는데, 감독님이 더 하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감독님이 많이 칭찬해주시니까 좀 더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KCC 이승현(오른쪽)이 태백 전지훈련에서 인터벌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 KCC 제공
이렇듯 전 감독이 체중에 대해 언급한 건 달라질 역할 때문이다. 이승현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을 이루며 '용수'(용병 수비의 줄임말)라는 별명도 받았다. 하지만 전 감독은 "예전에는 외국인 선수를 막는 역할을 했고, 체중을 불려서 힘으로 하는 수비를 했지만 지금은 그게 안 된다"며 "국내 4번과 같이 싸워야 하기에 발도 빨라져야 하고, 미들레인지도 장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솔직히 체중 감량을 한다고 해서 스피드가 막 늘겠나"면서도 "코트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부분을 원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중을 감량하면 몸이 가벼우니까 더 움직이면서 하는 플레이를 원하신다. 그 말에 동감해서 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선 2023~24시즌 KCC는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플레이오프에서 손발이 맞으면서 정규리그 1위 DB를 비롯해 SK, KT 등 쟁쟁한 팀들을 물리쳤다. 이승현 개인으로서도 파이널 MVP를 차지했던 2016년 이후 8년 만에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다만 정규시즌에서는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 전 경기(54경기)에 나왔지만, 평균 출전 시간은 24분 1초로 커리어 평균(31분 47초)에 훨씬 못 미쳤다. 그는 평균 7.2득점 3.6리바운드 1.7어시스트 등으로 다소 주춤했다. 전 감독은 "자기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거다). 우승은 했지만 자기 역할이나 뛰는 시간이 좀 적었지 않나. 본인이 이해를 못 했다. 이제 시즌 끝나고 아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승현은 덤덤한 반응이었다. 그는 "힘든 건 정규시즌 때였지 플레이오프 때는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우여곡절을 처음 겪다 보니까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 따지고 보면 다 선수 탓이기 때문에 비시즌 더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KCC 이승현이 2023~24시즌 KBL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승현은 "우승의 여운은 딱 하루 갔다"고 밝혔다. 챔피언결정전 종료 후 이틀 뒤에 첫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출산하고 나서 휴가 끝날 때까지 계속 붙어있었다. 운동하고 와서 아이를 봤다. 애 보는 맛에 살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제 아이를 보면 지금 여기서 떨어져 있어도 그냥 힘이 난다. '분유버프'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고도 했다.

KCC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지난해 우승 멤버를 유지한 상태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송교창이 손가락 문제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그러는 사이 LG나 소노 등 전력보강을 착실히 한 팀들이 위협이 된다. 이에 대해 이승현은 "다른 팀 걱정보다도 우리 팀이 먼저 호흡을 맞추고 부상을 안 당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날 것이다"며 "다른 팀도 강하지만 우리도 강하다고 생각한다. 의기투합하면 다른 팀은 무섭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전 감독이 직접 "작년보다는 훨씬 좋은 플레이를 할 것이다"고 보증한 이승현. 그의 다음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출전시간을 받고 잘하는 것이고, 팀으로서는 당연히 우승이다"면서 "연속 우승은 쉽지 않지 않나. 그래서 그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 이승현(가운데). /사진=부산 KCC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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