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곡선 그려오다가 올해 꺾인 느낌” 진단 내렸다…김판곤 감독 “빠르게 문제점 찾고 게임모델 입히겠다”
“지난 3년 반 동안 상향곡선을 그려오다가 올해 들어서 꺾인 느낌이 들었다. 빠르게 문제점을 찾고 게임모델을 입히겠다.”
울산HD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판곤 감독이 5일 서울 종로구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지난 2시즌 연속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K리그 최강’으로 군림하던 울산이 최근 6경기 동안 1승(1무4패)밖에 거두지 못하는 등 급격하게 흔들리자 김 감독은 팀의 상황을 이같이 진단하며 최대한 빠르게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울산 제12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울산은 지난 2021년부터 팀을 이끌어온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13일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떠나자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착수했고,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과 2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김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울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 감독이 친정 울산으로 돌아온 건 무려 28년 만이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1992년부터 4년 동안 울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후 홍콩 국가대표팀과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 등 지도자와 행정가로서 여러 경험을 쌓아온 김 감독은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K리그에서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게 됐다.
“1996년 상당히 무거운 마음과 아쉬움을 안고 울산을 떠났다가, 28년 만에 울산으로 다시 돌아와 감독을 맡게 됐다. 개인적으로 정말 영광스럽다. 한편으로는 그에 따른 책임감도 크다”는 김 감독은 “K리그와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결승에 진출하겠다.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울산 사령탑직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서 김 감독은 “울산은 지도자 생활을 해오면서 항상 한 번쯤은 오고 싶다고 생각했었다”고 운을 뗀 뒤 “친정팀이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그리고 최고의 전력을 갖춘 데다, K리그에서 우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ACLE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는 만큼 제겐 새로운 동기부여도 됐다”고 답했다.
K리그에서 감독직을 맡은 경험이 전무한 데다, 경남FC에서의 코치 생활을 마지막으로 K리그 무대를 떠난 지 무려 13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일각에선 걱정과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김 감독은 자신 있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자신을 향한 의문이 쏟아질 때마다 좋은 성적으로 증명해 온 것을 강조한 그는 울산에서도 증명해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항상 저는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제가 홍콩 국가대표팀,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 등을 맡을 때마다 의문부호가 따라붙었고, 걱정과 우려가 쏟아졌다”는 김 감독은 “하지만 최선을 다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다. 이번에도 ‘도장 깨기’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특히 “울산이 제 친정이었던 터라 최근까지 관심 있게 지켜봐 왔다. 울산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며 걱정과 우려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이어 “울산이 지난 3년 반 동안 상향곡선을 그려가다가 올해 꺾였다는 걸 느꼈다. 문제점을 빠르게 찾은 후 보완해서 다시 상향곡선을 그릴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최근 급격하게 흔들리는 울산을 다시 정상궤도로 돌려놓는 것이 당면 과제로 주어진 가운데 김 감독은 “부임한 지 며칠 되지 않았다. 문제점을 이미 찾아냈다면 제가 점쟁이”라면서 “밖에서 바라봤을 때 생각했던 문제점들이 있는데, 부임 후 직접 내부에서 확인하고 있다. 선수들과 면담하면서 현재 상황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시한 게임모델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입혀서 좋은 경기력으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는 공격적인 전개와 주도적인 수비를 추구한다. 90분 동안 지배하는 축구를 선보이겠다. 특히 수비 과정에서 수동적인 것보다 공격적인 수비를 선호한다. 상대 실수를 기다리기보단 실수를 유발하는 다이내믹한 축구를 입히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은 덧붙여 “역량 있는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감독이 우승하고 싶어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우승에 대해 배고픔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선수들에겐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선수들이 승리할 수 있게 좋은 플랜을 짜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선수들이 스스로 목표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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