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시니어 겨냥… 8년만에 강남권 실버주택
경제력 갖춘 시니어 수요 반영
손잡이·비상벨 안전시설 기본
청소·식사 등 호텔급 컨시어지
골프룸에 세무상담 서비스까지
송파 ‘위례 심포니아’ 115가구
전용 43~57㎡… 내년 3월 입주
최근 들어 시니어 주택이 도심 내부로 파고들고 있다. 노년층일수록 전원생활을 선호한다는 통념과 달리 도심에서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기며 익숙한 노후를 보내길 희망하는 은퇴자들이 늘어나면서다. 과거의 시니어 주택은 외곽 지역에 자리해 조용히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불편한 교통편과 부족한 편의시설 등이 약점으로 작용했고, 물리적 거리감이 정서적 거리감까지 초래해 다시 도시로 되돌아오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요즘 고령층인 ‘액티브 시니어’는 경제생활과 건강, 여가·문화 등을 중요시하는 것은 물론 과거와 달리 활발한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사회구성원으로 정의된다. 이들을 중심으로 도심형 시니어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시니어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반해 시설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39곳에 불과하고 서울엔 11곳뿐이다. 이 중에는 입주 대기 기간만 수년에 달하는 곳도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도심에 새로 공급되는 시니어 주택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은 송파구 장지동에 115가구 규모의 전용면적 43∼57㎡ ‘위례 심포니아’를 선보인다. 강남권역에 8년 만에 들어서는 시니어 주택으로 올해 말 준공해 내년 3월 입주를 앞뒀다. 지난 6월 개관한 석촌동 홍보관에서는 1.5룸(13평형) 형태의 B타입과 2룸 형태(17평형)의 C타입을 만나볼 수 있었다.
실제와 똑같이 재현한 견본주택 곳곳에서 노인을 배려한 설비가 돋보였다. C타입 현관 신발장 한쪽에는 앉아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면적이 좁은 B타입은 접이식 의자를 설치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거동 시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현관 입구를 포함해 각 공간의 문턱을 최대한 낮췄다. 여닫기 쉬운 것은 물론, 사고 발생 시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구조가 가능하도록 현관문을 제외한 모든 문은 미닫이 형태로 구성했다. 일부 가구는 화장실과 방 또는 거실과의 순환형 동선을 통해 세대 내 편리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손잡이와 비상벨 등 안전장치를 구비한 점도 눈에 띄었다. 낙상사고 방지를 위해 욕실 양변기 옆과 샤워부스에 ‘ㄴ’ 자 모양 안전손잡이를 달았다. 욕실을 비롯한 침대 양옆, 부엌 등 집 안 곳곳에 설치된 6∼7개의 비상벨을 통해 단지 내 상주 인력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벨 시스템을 마련했다. 혹여나 입주자가 쓰러진 경우에도 호출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비상벨 일부는 발목 높이에 설치했다.
거주 공간만큼이나 시니어 주택에서 중요한 입주자 대상 서비스도 다채롭다. 아침·점심·저녁 식사 모두 전담 영양사가 건강식으로 준비한다. 세대 내 청소와 정리 정돈, 분리수거 등 하우스키핑 서비스와 일상생활을 돕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 방문 세차 서비스, 세무 상담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주 수요층이 액티브 시니어라는 점을 고려해 지하 2층에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스크린골프룸 등을 뒀다. 건물 내 간호사실과 헬스케어실이 있어 24시간 건강상담과 맞춤 운동 추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밖에 분야별 전문 인력을 통해 월 20여 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니어 예비 입주자가 직접 방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녀 세대인 30·40대 방문객 비율도 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견본주택을 둘러본 한 40대 남성은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곳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버스정류장, 트램역과 가까워 좋은 것 같다”며 “집에서 가까워야 자주 찾아뵐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 먼저 들어선 자곡동 ‘더시그넘하우스(2017)’와 ‘서울시니어스강남타워(2015)’는 이미 포화 상태다. 대모산·탄천공원과 가까우면서 강남 생활권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자녀들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특히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이 중 더시그넘하우스는 1호점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두 번째 공간인 청라점을 개관했다.
이밖에 롯데건설은 2025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강서구 마곡동에 810가구 규모의 ‘VL르웨스트’를 조성 중이다. VL르웨스트는 서울 도심 한복판 마곡 마이스복합단지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다. 청약 당시 최고 경쟁률 205 대 1, 평균 경쟁률 19 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호텔식 임대형 실버타운인 경기 의왕시 의왕백운밸리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의 시공을 맡았다. 새로운 시니어타운들의 등장으로 기존 대기 수요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특화 설계를 통해 노년층의 주거 선택폭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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