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쪄 죽겠다"…대청호 수해 쓰레기 수거 현장 더위와 전쟁

유영규 기자 2024. 8. 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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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위로는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고 아래에선 햇빛이 물에 반사돼 아무것도 안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며 "더위에 지쳐서 그런지 새참 시간에도 입맛이 떨어져 밥에 물만 대충 말아 먹는다"고 지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 박 모(60) 씨는 "한번 배 타고 나가면 1시간 정도 작업해야 하는데 요즘은 너무 더워서 짧으면 10분 길면 30분만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쉰다"며 "더 있다가는 어지럽고 금방 쓰러질 것 같아 작업이 더뎌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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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해 쓰레기 수거 작업

"쪄 죽겠다 쪄 죽겠어"

12일째 이어지는 폭염 특보로 불볕더위가 계속된 지난 5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청호에서 장마 쓰레기를 수거하던 작업자들은 얼굴에 뒤범벅된 땀을 연신 닦아냈습니다.

낮 최고 35.1도에 높은 습도까지 더해져 숨쉬기조차 힘든 날씨지만 작업자들은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떠밀려온 생활 쓰레기, 빈 병 등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수거장 곳곳에는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제대로 지나가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작업반장 박 모(71)씨는 "매년 장마철이면 평균 1천800t가량 수거하는데 올해는 옥천 등 충북 남부지역에 수해가 집중돼 쓰레기가 많다"며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 가까이 작업했는데 4천500t 정도 수거한 것 같다"며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의뢰를 받아 부유물을 걷어 올리는 박 씨는 동료 3명과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오후 2∼3시까지 작업을 합니다.

3명이 보트를 타고 나가 호수에 그물을 쳐 부유물을 뭍으로 끌어내면 포크레인 기사가 이를 한쪽으로 쌓아놓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쉬어갈 법도 하지만 부유물을 오래 방치하면 부패하고 악취가 나 서둘러 작업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26년째 꾸준히 해온 일이지만 올해는 더위가 심해 유독 힘듭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꽁꽁 언 페트병으로 팔과 목을 비벼가고 열기를 식혀보려해도 속수무책입니다.


박 씨는 "위로는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고 아래에선 햇빛이 물에 반사돼 아무것도 안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며 "더위에 지쳐서 그런지 새참 시간에도 입맛이 떨어져 밥에 물만 대충 말아 먹는다"고 지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 박 모(60) 씨는 "한번 배 타고 나가면 1시간 정도 작업해야 하는데 요즘은 너무 더워서 짧으면 10분 길면 30분만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쉰다"며 "더 있다가는 어지럽고 금방 쓰러질 것 같아 작업이 더뎌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충북 지역에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16일째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하고 야외활동이 불가피할 경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양산 등을 이용해 햇볕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또 어지러움·메스꺼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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