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수해 매몰농지 방치…내년 농사도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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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가 급류와 토사에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윗덩이와 토사가 뒤덮인 농경지는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올 농사는 말할 것도 없고 내년 농사도 기약이 없어요. 당장 생계가 걱정입니다."
7월7∼8일 경북 영양군 입암면과 안동시 임동면 일대에 퍼부은 집중호우로 생계 수단인 농경지가 급류와 토사에 사라져버렸거나(유실) 자갈과 모래로 뒤덮여버린(매몰) 피해를 입은 농가의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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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생계 걱정할 만큼 불안 커
농가 단독 복구 사실상 불가능
토지주에 유실·매몰 보상 지급
임차농 농약값 지원 그쳐 한숨
“농경지가 급류와 토사에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윗덩이와 토사가 뒤덮인 농경지는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올 농사는 말할 것도 없고 내년 농사도 기약이 없어요. 당장 생계가 걱정입니다.”
7월7∼8일 경북 영양군 입암면과 안동시 임동면 일대에 퍼부은 집중호우로 생계 수단인 농경지가 급류와 토사에 사라져버렸거나(유실) 자갈과 모래로 뒤덮여버린(매몰) 피해를 입은 농가의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피해 농가들이 현재 가장 걱정하는 것은 농지 복구다. 예년 같으면 수확을 해야 할 고추와 수박 등 작물은 흔적도 없고, 자갈밭으로 변한 농지는 농가 단독으로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농경지를 뒤덮은 토사를 퍼내고 실어 나르기 위해선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야 하지만 비용이 만만찮다.
입암면 금학리의 유명욱 이장은 “하천과 도로 정비 등 응급 복구가 끝나는 대로 농경지 복구를 위한 작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의문”이라면서 “농경지 복구가 늦춰지면 당장 내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권영일 임동면 대곡리 이장도 “완파된 농지에 대해 재해보상금을 지급받지만 복구는 고스란히 농가 몫”이라면서 “고령농가의 경우 장비와 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사실상 농가 단독으론 복구작업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임차농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농경지 유실·매몰에 대한 보상금이 토지주에게 지급되기 때문이다. 임차농들은 농약값만 지원받는 상황이다.
김주흠씨(68·입암면 금학리)는 이번 집중호우로 자신이 농사짓던 고추밭 2만9752㎡(9000평) 전체가 유실·매몰되거나 일부 침수됐다. 이 가운데 빌린 농지는 1만9834㎡(6000평)에 달한다. 토지 유실·매몰에 대한 재난지원금이 토지주에게 돌아가면 9907㎡(3000평)에 대한 매몰·유실 재난지원금만 받을 수 있고 1만9834㎡에 대해선 농약값만 겨우 지원받는 셈이다.
김씨는 “그동안 비닐 구입부터 종자대, 아주심기(정식) 등에 투입한 비용만 5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수확을 한달여 앞두고 고추를 전혀 수확할 수 없어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면서 “그런데도 겨우 농약값 정도 지원받는다면 당장 올해 어떻게 먹고사느냐”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임차농들은 내년 농사도 걱정한다. 토지주가 재난지원금으로 농경지를 복구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유 이장은 “토지주가 보상금을 받고 농경지를 복구하지 않으면 임차농은 농사지을 땅을 영영 잃어버릴 수 있다. 임차농에겐 이중 고통이며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김씨도 “농업을 더이상 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몰려온다”면서 “피해 농민이 재기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농경지 복구와 관련해선 ‘복구 위임제도’가 있다”면서 “토지주가 경작자에게 복구를 위임하고 재난지원금을 실경작자가 수령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이장은 “천재지변으로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한 농가들이 다시 일어서 안정적인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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