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대화하던 김우진·엘리슨, 깜짝 놀라 멈춘 사연
파리올림픽 양궁 결승에서 4.9㎜ 차이의 명승부 끝에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건 양궁 김우진(32·청주시청)과 브래디 앨리슨(35·미국)이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나눈 대화내용이 공개됐다.
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이크 켜진줄 모르고 대화한 남자양궁 김우진 엘리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전날 SBS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일부 내용이 캡쳐돼 공유됐다. 영상에는 김우진과 엘리슨이 공식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우진은 엘리슨과 나란히 앉아있다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아이가 몇살이냐”고 묻는다. 도쿄올림픽이 열린 2021년 결혼한 김우진은 아들 한명을 키우는 아빠다.
엘리슨은 “3.5살 한명, 6개월 한명 있다”며 “2명이다”고 답했다. 김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와우”라고 감탄하는 순간 현장 관계자가 이들에게 다가와 “마이크가 켜져있다”고 알린다. 이 사실을 몰랐던 두 사람은 민망한 듯 웃으며 대화를 멈췄다.
네티즌들은 “마이크 켜있는 줄 모르고 나눈 대화인데 논란될 내용 하나 없이 무해하고 귀엽다” “딱 분리수거장에서 만난 동네 아빠들 대화다” “뒷 얘기 더 궁금하다. 아빠들 자식자랑 더 들려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결승에서 김우진과 접전 끝에 슛오프 승부로 은메달을 딴 엘리슨은 국내 양궁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엘리슨이 경기 후 김우진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준데다,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닮은 훈훈한 과거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한국 출신 지도자 이기식 전 미국 양궁 대표팀 감독에게 지도를 받았던 그는 국제 대회에서 한국 선수에 강한 모습을 보여 한때 ‘한국 킬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8강에서 만난 김제덕을 꺾었다.
김우진과 엘리슨은 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서로를 치켜세웠다.
먼저 엘리슨은 “우리는 아마 양궁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듀오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김우진이 걸어온 커리어를 보라. 그와 동시에 화살을 쏜다는 건 인상적인 일”이라고 했다.
김우진은 “엘리슨은 세계적으로 누가봐도 완벽한 궁사”라며 “축구에 메시와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에는 브레이디 엘리슨과 김우진이 있는 게 아닐까”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자신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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