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 참고 金이라니... '협회 비판' 안세영, 또다시 '강철멘탈' 증명했다[스한 파리人]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22세의 어린 선수가 이렇게 어른스러울 수 있을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도중 무릎 부상을 당했음에도 금메달을 따냈던 안세영. 그는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도, 올림픽을 마친 후에도 웬만한 어른보다 더 성숙한 대처로 '강철 멘탈'을 또다시 입증했다.
안세영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5시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 허빙자오(중국)와의 맞대결에서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은 이로써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앞서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지난해 8월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그녀는 이번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안세영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녀는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많이 실망했었다"라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거침없었다. 그녀는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 뛰는 건 아닌 것 같다. 배드민턴은 단식과 복식이 엄연히 다르다. 선수 자격도 박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고 직언했다.
안세영은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며 "선수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 이야기드리고 싶었는데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되는 부분이 안타깝네요.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이어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주십시오.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봅니다"라고 마쳤다.
이후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출전 명단 제외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복식 조 우선의 대표팀 운영, 비효율적인 훈련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협회가 귀국 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공식 입장에 시선이 쏠릴 것이 당연한 상황. 협회가 안세영의 주장을 반박한다면, 안세영은 올림픽을 금메달로 끝내고도 협회와의 2차전, 그 이상의 장기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한편 안세영은 이번 발언으로 그의 성숙함을 또다시 증명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체력과 노련함으로 천위페이를 압도했다. 20대 초반 선수의 경기 운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
1994년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개인전 금메달, 그리고 여자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이었던 안세영은 단연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낳은 스타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수많은 미디어의 요청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이후 정말 많은 방송 출연, 인터뷰, 광고 등 많이 들어왔다"며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아는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 안세영이다.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잘 이겨나가며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많은 분의 응원에 일일이 응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지금은 온전히 치료하고, 휴식을 하여 안정을 취하고 싶다.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 꿈을 이룬 안세영 시대가 올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해당 글을 통해 완곡한 섭외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다. '거절을 잘하는 법'도 매우 중요한데 진심이 담긴, 사랑스러운 글로 모두가 안세영을 이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도 마찬가지다. 안세영은 하고 싶었던 말을 끝까지 꾹 참고 티를 내지 않았다. 자신을 그토록 고통스럽게 하는 스트레스를 금메달 획득 이전까지 묵묵히 짊어진 것이다.
웬만한 멘탈이었다면, 협회와의 갈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올림픽을 포기할 법도 하다. 하지만 안세영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과업을 이룬 후에야 입을 열며 보통 멘탈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스한 파리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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