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투자하니 수익률 그 모양”...퇴직연금에 ‘이것’ 도입 늘어난다
은행권, 3040대 고객 놓칠라
RA업체·자산운용사와 돌파구 찾기
은행 앱 개편해 RA서비스 출시 예정
실적배당형 전환 이뤄질지 주목
은행권 “당국의 구체적 가이드라인 필요”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11월부터 퇴직연금 시장에 인공지능(AI)기반 RA가 도입된다. 현재 은행들이 선보인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나 RA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것만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정부가 ‘서비스산업 디지털화 전략’의 일환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투자 일임 RA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추진하면서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은행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올 하반기 중에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통과하면 RA가 개인의 투자성향을 반영해 퇴직연금 자산을 매수·매도하는 서비스가 출시된다.
은행권에선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1·2위인 신한·국민은행이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RA 서비스로 잘 알려진 쿼터백자산운용, 콴텍과 손잡고 알고리즘을 적용할 전략 상품을 협의하고 있다. RA의 수익률 성적도 긍정적으로 봤다. 지난달 말 기준 쿼터백자산운용과 콴텍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각각 12.89%, 11.67% 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RA를 통해 최근 은퇴까지 상당 기간이 남은 3040대 고객들의 장기 투자와 수익률 갈증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두 곳을 퇴직연금 파트너로 선정한 뒤 알고리즘 운영방향, 포트폴리오 설계 원칙 등에 대한 협의를 최근 마무리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시장변동에 대비해 자산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금사업본부에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하고 있다. 또 이용자가 손쉽게 RA 서비스에 가입하고 적립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대표 앱인 KB스타뱅킹 앱 개편도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은 핀테크기업인 파운트투자자문 등 4개사와 제휴를 맺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제휴사를 확보하고, 제휴처별로 AI알고리즘을 적용해 퇴직연금 특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순 핀테크사 등 제휴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RA를 통해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전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RA는 투자 경험이 부족해도 퇴직연금을 불릴 수 있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시황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장기 수익률 관리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AI가 사람보다 수익률이 낫다는 데이터가 축적되면 적용 상품·서비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폴트제도(사전지정운용)를 도입했지만 고객이 상품을 선택하지 않은 탓에 예·적금 등 현금성 자산에 방치된 경우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 입장에선 증권사가 RA 관련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지분 투자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한 은행 임원은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도입할 수밖에 없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평생 관리해야하는 퇴직연금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이참에 은행 앱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복안도 깔려있다.
RA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 일임 한도를 확대하고, RA 전용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RA가 운용하는 적립금에 대해선 위험 자산 투자 한도를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 일임 업무 수행 주체와 책임 범위 등이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관련 법령에서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금융당국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면 RA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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