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지연 “‘리볼버’로 알 깨고 나왔죠”

배우 임지연(34)이 ‘리볼버’로 알을 깨고 나왔다.

영화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뢰한’ 오승욱 감독이 9년 만에 들고 온 신작이다.

임지연은 유흥 업소 마담 정윤선을 연기했다. 출소한 수영을 돕지만, 그를 노리는 자들에게 수영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는 등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캐릭터다.

임지연은 ‘리볼버’ 출연에 “전도연 오승욱 감독 조합이라니 그것만으로 참여할 이유가 분명했다. 그들과 작업해보고 싶었고, 그들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저는 모범생 느낌으로 질문도 많이 하고 그런 편이라 많이 질문하려고 작정하고 참여했는데 선배들이 그냥 윤선이는 너라고, 느껴지는대로 하라고 해줘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연기할 때 캐릭터가 어떤 인생을 살았고 어떤 성향이고 이런 걸 많이 분석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연진이도 모든 걸 계산해서 한 거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냥 해보자 싶었다. 하수영을 보고 현장에서 느껴지는대로 반응하자고 했다. 그게 결국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번엔 처음으로 그런 용기를 냈고 나도 본능적으로 움직일 수 있구나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공기와 하수영의 에너지를 느껴보려고 했다. 처음에는 날고 기는 선배들 사이에서 나 혼자 못하면 어떡하나 싶어서 걱정과 불안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나도 같이 놀아보자고 용기를 냈다. 해보니 나도 생각해보다 감각적이고 본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행복한 현장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임지연이 ‘리볼버’에서 호흡을 맞춘 전도연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임지연은 ‘리볼버’에서 호흡을 맞춘 선배 전도연 지창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앞서 ‘한예종 전도연’을 자처했던 그는 “제가 학교 다닐 때 선배는 칸 영화제도 가고 엄청난 아우라의 배우였다. 너무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마음에 ‘한예종 전도연’이라고 하고 다녔는데 한 작품에서 호흡한다는 게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정말 너무 멋있고 선배가 걸어온 길을 동경했다. 그래서 같이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동경했던 닮고 싶었던 선배와 인물 대 인물로 현장에 있다는 게 좋았다”며 전도연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리볼버’ 촬영 현장에서 슛 들어가기 5분 전에 선배가 하수영으로서 날 쳐다본 적이 있다. 선배에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기억을 못하더라. 그때 선배가 저를 쳐다보던 눈빛과 에너지를 잊을 수 없다. 앞으로 저를 어려워하는 후배도 있을 거다. 저도 슛 가기 전에 눈을, 그 기운을 잘 주면 서로 집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더라”고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더불어 그는 “지창욱 선배도 앤디 자체가 현장에서 만들어진 게 많다. 그게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존경했다. 선배들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나도 윤선으로 놀아보자고 했고 시너지가 잘 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임지연이 ‘리볼버’로 배우로서 한뼘 더 성장했다고 말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지난해 많은 사랑을 ‘더 글로리’ ‘마당있는 집’에 이어 ‘리볼버’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임지연은 한뼘 더 성장했다.

그는 “저는 욕심도 많고 자책도 많이하고 좌절도 많이 한다. 저는 늘 준비를 많이 했다. 놀 줄 아는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200%를 준비했다. 그래야 현장에서 20%도 할까 말까니까 더 준비하자고 생각했다. 이번엔 처음으로 놀아보자고 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저의 도전과 용기에 감동했다. 나도 저렇게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도 충분히 매력적인 배우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고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방과 잘 호흡하고 캐릭터에 녹아들어서 감각적으로 하는 배우들이 늘 부러웠다. 그래서 많은 준비를 했고 항상 단단하게 알을 만들어왔다. 이번엔 그 알을 처음으로 깨봤다. 지금도 성장 중이지만 내 얼굴을 더 사랑하게 됐고 내 매력을 찾게 됐고 그걸 캐릭터에 입히는 걸 배우면서 자유로워진 것 같다. 너무 행복했다”고 재차 ‘리볼버’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어릴 때는 현장이 어려웠고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내 매력도 몰랐죠. 그런데 내게도 다양한 얼굴이 있더라고요. 조각처럼 예쁘지 않지만 착해볼 때 착하고 악해 보일 때 악해보이고 남자 같은 모습도 있죠. 그런 다양한 얼굴이 배우로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계속 연기하고 싶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어요. 쉬고 싶지 않고 조금 더 용감하게 도전하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