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나누며 사는 명품 인생
1922년 가난한 옹기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대한민국 최초의 추기경이 된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은 50여 년 남짓 성직자의 길을 걸으며 "나는 밥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평생 사랑과 나눔을 아끼지 않았다. 김 추기경이 떠난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행복한 유산으로 남아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긍정적인 울림을 주고 있다. 김 추기경이 마지막으로 남긴 "고맙습니다. 사랑하십시오"라는 말은 유행어가 됐고, 장기기증을 비롯한 자원봉사활동 등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짜장면 배달 기부 천사 故 김우수 씨를 아는가? 우리가 태어나서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무명인의 죽음을 온 세상이 슬퍼하고 안타까워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박봉 쪼개 어린이 돕던 중국집 배달원', '모든 것 주고 하늘로', '기부 천사 배달원의 안타까운 죽음', '그가 배달했던 건 사랑', '철가방 아저씨는 이쪽 방에서 '낮은 곳'을 보듬었다' 등 언론매체 기사 제목만 보더라도 그가 남긴 아름다운 유산은 기부가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르쳐 준 것이다. 그는 단순히 돈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니고 있는 기술, 시간, 능력과 같이 자신이 가진 것 중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함께 나누는 것이 바로 기부이고 나눔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파하는 행복한 유산을 남겨 주고 떠났다.
울지마 톤즈라는 영화로 널리 알려진 남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삶, 평생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고(故) 박춘자 할머니 등은 우리의 기억 속에 행복한 유산을 선물해 줬다. 또 나누며 사는 것이 명품 인생이고 가치 있는 인생이라는 철학을 심어줬다.
사람들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삶을 가치 있는 명품 인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삶을 명품 인생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은 가치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명품 인생이란? 바로 '나눔'을 문화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미시간대학 심리학과 스테파니 브라운 박사는 "자기만 아끼고 남을 돕지 않는 '스크루지' 같은 사람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보다 일찍 죽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고 했다. 헌신적인 나눔 활동을 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면역 물질이 생성된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나눔 활동은 자신의 삶을 최고의 명품 인생으로 만들 수 있다. 넘치는 기쁨, 마음의 풍요로움과 따뜻함, 사람들과의 관계 회복 등도 이룰 수 있다. 나눔은 우리들 삶의 축복이고 선물이며 보약이다.
기부는 문화고 나눔은 습관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기쁨과 설렘 그리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듯이, 나눔은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문화 활동이다. 단순히 돈을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 중 나눌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부가 문화처럼 나눔이 습관처럼 내재화되기 위해선 어려서부터 나눔 문화를 실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 기부 경험의 부재는 어른이 돼서도 기부활동 자체가 낯설고 어색해 적극적으로 기부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사회복지 현장에서 경험하며 유년 시절부터 기부 문화를 체험한다면 성인이 돼서도 기부가 마음속에 자연스러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나눔을 통한 명품 인생의 가치를 찾기 위해서는 순수한 마음과 나눔의 진정한 정신을 기억하면서, 언제나 도움을 받는 이들을 동등한 인격체로써 대해야만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하얀 종이를 더럽히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명품 인생으로 그려나가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며 그려나가야 한다.
어렵게 살아가는 취약계층을 향한 우리의 자발적인 나눔의 마음은 정말 아름답고 값진 일이다. 나눔은 고귀하고 사랑이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가치 있는 일이다. 작지만 쌓이면 큰 산을 이뤄 어려운 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의 꽃을 선물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정말 명품 인생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 큰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어려운 이웃들이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나눔'을 통해 최고의 명품 인생으로 거듭나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전복 초록우산 충청권역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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