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주식 폭락…금융당국 역대 증시 대책 보니
김병환 위원장 "시장 안정 조치 준비 태세 갖춰달라"
[서울=뉴시스]우연수 이종혜 기자 = 주식시장이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금융당국이 내놓을 대책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전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관계 기관에 모니터링 강화와 즉각적으로 발동할 수 있는 증시 안정 대책 준비를 주문했다.
다만 역대 정부 대응을 보면 시장 상황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례는 흔치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신중 모드로 일관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020년 팬데믹 때는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꺼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미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대응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합동으로 긴급 시장 점검 회의를 열었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로 마감해 지난 2008년 10월24일(-10.57%)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락폭(234.64p)으로는 역대 최대다.
금융위는 실물경제·금융시장 여건에 비해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하며 과도한 불안 심리에 쏠리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관계기관과 함께 주식·외환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취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역대 증시 폭락 국면에서 금융당국은 직접적인 개입은 최소화하며 관계기관 합동 시장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증권시장안정기금펀드(증안펀드) 조성 등 언제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단 시그널을 주기도 했으며, 추가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공매도 전면 금지 등 묘수도 꺼내들었다.
증안펀드는 증시 하락시 시장에 자금을 투입해주는 펀드로 증시 구원투수로 불린다. 국내에서 증안펀드가 조성된 건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 2008년 리먼브라더스 발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2022년 글로벌 긴축 경기 침체 우려 등 총 네 차례다.
실제로 2008년 4분기 코스피가 1000p까지 밀렸을 당시 5000억원 규모의 증안펀드가 투입되면서 코스피가 반등세를 탔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실제로 증안펀드가 실제로 증시에 투입된 사례는 전무하다. 2020년 팬데믹때는 역대급 규모인 10조7600억원이 조성됐으나 이후 세계 증시가 반등해 실제 가동되지 않았다. 2022년엔 코로나 때 투입되지 않은 10조여원이 조성됐지만 역시 쓰이지 않았다.
당시 코스피 2000선 붕괴론 등 시장의 비관적 시각이 강했음에도 금융당국은 증안펀드 집행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유동성 공급으로 급한 불을 끄는 덴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인위적인 주가 부양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했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역대 증시 위기 때 세 차례 등장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1일~2009년 5월31일) ▲유럽 재정 위기(2011년 8월10일~당해 11월9일) ▲코로나(2020년 3월16일~2021년 5월2일) 등이다. 공매도는 주식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 기법으로, 시장이 하락 국면일 때 이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다만 지금은 특수하게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이라 이 카드도 당장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혀 내년 무차입공매도 감시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이다.
실제로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일단 시장 모니터링 강화에 무게를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주가가 많이 빠지고 있긴 하지만 심각한 단계는 아니라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며 "시스템적 리스크 등 상황이 아닌 이상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순 없고 상황을 면밀히 볼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안정을 위해 상황을 면밀히 진단하고 그에 따라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급작스런 시장 패닉 상태라 심리적 안정이 우선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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