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전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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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인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KBS 대전방송총국 제1전시실에서 필자의 32회 개인전이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의 전시회보다 의미가 남다르고 부담감도 있었지만, 전시 기간 내내 작가들의 축하와 격려가 이어졌고 특히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와 축하해주신 정지석 선생님과 방해련 작가님께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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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인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KBS 대전방송총국 제1전시실에서 필자의 32회 개인전이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의 전시회보다 의미가 남다르고 부담감도 있었지만, 전시 기간 내내 작가들의 축하와 격려가 이어졌고 특히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와 축하해주신 정지석 선생님과 방해련 작가님께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함을 전한다.
필자가 미술계의 비수기인 7월 한여름에 이곳 전시장에서 전시회를 진행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다른 전시장에 비해 환경은 열악했지만, 9m 대지 시리즈 작품들을 무리 없이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이유 단 하나다.
그만큼 주변에 공간과 가시성이 확보되는 접근성이 좋은 전시장이 많지 않은 반증일 것이다.
KBS 대전방송총국 주차장에 들어서면 남철 작가님의 미래를 향해(1998) 작품이 눈에 들어오고, 공개홀을 향해 왼쪽으로 50보 정도 걸으면 커다란 소나무 세 그루가 먼저 인사를 한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왼쪽으로 백승업 작가님의 비상(1998년)도 인상적이다.
문을 열고 공개홀 안으로 입장하면 흰색의 넓은 전시장이 펼쳐진다. 정중앙에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 'Memory'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잔잔하게 수많은 선이 겹치고 쌓여 완성된 웅장한 대지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으로 사람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 작품 옆에는 에너지 입체작품이 대지의 에너지를 극대화해 준다. 요즘 새롭게 작업하고 있는 파동을 형상화한 작품이 화사하게 보인다. 군중의 모습을 꽃으로 표현했으며 군중이 모이면 생기는 에너지의 파동을 배경 이미지로 표현한 10점의 작품들이 제각각 뽐내는 걸 보면서 발걸음이 느려진다. 다시 뒤돌아서면 에너지 입체작품과 지난해 완성된 9m 작품의 역동적인 대지가 힘을 더한다. 미술평론가 황찬연 선생님의 평론 중 "정우경의 시리즈 중 세로 130㎝ 가로 900㎝를 넘는 대작들이 몇 점이 있다. 일견 수행자의 용맹정진처럼 고난의 성지순례자처럼 어머니의 정화수 기도처럼 자식에게 입힐 옷을 손수 짓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일 년 여의 기간을 자기 몸을 붓 삼아 정성을 다해 탄생시킨다. 2-3년에 한 번 정도 이 대작을 완성하고 있는데 작가로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 같고 명상의 공간에 자리한 수행자의 면벽수행을 연상시킨다"라는 내용이 필자와 대지 작품을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한 관람객은 이렇게 말했다. "끝이 뾰족한 새 붓으로 그려진 부분과 붓끝이 무뎌진 붓으로 그려진 부분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있는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생로병사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것 같아요". 작품이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았다고 표현해 주었다.
작품을 설치하기 전날에도 장맛비가 많이 내려 습도가 높고 이동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전시 기간에는 많은 비가 오지 않아 오가는 사람들의 불편을 덜어줘 감사했다. KBS라는 이름이 주는 에너지와 작품의 에너지가 함께 어우러진 좋은 전시회였다.
전시회를 마치고 작품을 철수하기 전 잠시 생각에 잠겨 그동안 필자가 작가로서 쉬지 않고 열심히 걸어온 길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며 청년 미술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을 받는 기쁨보다 수상 이후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고민해 보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선배 작가로서의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역량 있고 훌륭한 작가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꿈을 키우며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이 많이 늘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친다. 정우경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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