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딴 안세영 최대 장애물' 배드민턴협회, '원조 무능' 축협도 능가할까[초점]

김성수 기자 2024. 8.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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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안세영이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협회의 공식 입장 발표에 이은 진실 공방이 예상되는 상황.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선수가 작심 발언을 할 정도로 심각한 사태다. 과연 '원조 무능 협회'로 유명한 대한축구협회의 악명을 능가하는 협회가 나올까.

ⓒ연합뉴스

안세영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5시55분 프랑스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 허빙자오(중국)와의 맞대결에서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은 이로써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앞서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지난해 8월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그녀는 이번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안세영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녀는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많이 실망했었다"라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거침없었다. 그녀는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 뛰는 건 아닌 것 같다. 배드민턴은 단식과 복식이 엄연히 다르다. 선수 자격도 박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고 직언했다.

안세영은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며 "선수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 이야기드리고 싶었는데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되는 부분이 안타깝네요.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이어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주십시오.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봅니다"라고 마쳤다.

이후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출전 명단 제외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복식 조 우선의 대표팀 운영, 비효율적인 훈련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협회가 귀국 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공식 입장에 시선이 쏠릴 것이 당연한 상황. 협회가 안세영의 주장을 반박한다면, 안세영은 올림픽을 금메달로 끝내고도 협회와의 2차전, 그 이상의 장기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전국적인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꾸준히 전국민의 비판을 받은 협회가 있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 축협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약 5개월 동안 두 번의 임시 감독 체제를 거쳤음에도 외국인 감독 협상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다 울산 HD를 지휘하던 홍명보 감독을 시즌 중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빼오는 얄팍한 수를 썼다. 축구 팬들의 분노가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

축협은 이외에도 승부조작범 사면 시도, 불공정한 이사회 진행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일단 이번 배드민턴협회의 사안도 심상치 않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선수가 지원해 중 협회에 감사를 전하는 게 그동안 일반적인 모습이었는데, 안세영은 오히려 협회를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든 이목을 받는 자리에서 그 정도로 말한다는 것은 가벼운 일이 결코 아니다.

 안세영의 말이 진실로 드러난다면, 배드민턴협회는 '역대급 빌런 협회'가 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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