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부터 하면 사기 확률 99%…은퇴자금 군침 흘리는 투자설명회

사이버사기 피해자 4년새 4배
서울시, 불법다단계 수사 확대

70대 A씨는 지인 소개로 한 코인업체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다. ‘비트코인처럼 상장하면 수십배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한 A씨는 은퇴자금 7000만원을 모두 투자했다. A씨는 이후 몇 개월 간 수당을 받기도 했지만, 여러 사유로 지급이 미뤄지자 업체를 찾아갔다. 그러나 A씨는 이미 폐쇄된 사업장만 확인한 채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가상자산을 앞세워 은퇴한 노인들의 노후 자금을 털어가는 불법 다단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2일 가상자산 불법 다단계 피해주의보를 발령하고, 사기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해까지 5년 동안 60대 이상 사이버 사기 피해자 수는 약 네 배 증가해 1만1435명을 기록했다.

불법 다단계판매업자들이 고연령층을 상대로 한 다단계 사업설명회를 열고, 회원가입과 투자를 권유한 뒤 투자금을 가로채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한 다단계업체의 경우 설명회장에서 “우리 코인은 절대 불법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인정받았고 JP모건에서도 거래되곤 한다”, “이미 검증이 된 회사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등의 말로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업체를 조회하는 방법.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등에 적법하게 등록된 다단계업체인지를 확인해야한다”며 “광고 마케팅, 인터넷 쇼핑몰 분양 등 플랫폼 사업으로 영업하는 다단계업체가 늘고 있는만큼 이같은 업체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체 정보활동과 함께 시민 제보를 통해 불법 다단계업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설명회 자료, 판매원 조직도 등 불법 다단계 판매 행위에 대한 결정적를 첨부해 범죄 사실을 신고하거나 제보하면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