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진료 넘어선 '한의학 산업화'가 답이다
"한의학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 이루겠다"
한의학, 캠퍼스 넘어 지역·세계로 영역 확장
경산·청도·영덕에 K-MEDI 노마드캠퍼스 구축
무전공 확대+대학원 증원…맞춤인재 양성
대구 한의대는 한방병원을 통해 환자를 치료해 온 전통적 한방의 개념을 뛰어넘어 그동안 축적해온 한의학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방약재와 진료, 한방재활치료, 첨단 한방의료기기, 화장품제조까지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산업벨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K-MEDI밸리와 창업혁신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대학이 이를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정교하게 기능하는 한방 산업클러스트 구축과 한의학의 세계화다.
K-MEDI G(경북)벨트는 한의학의 초(超)산업화 허브다. 대구한의대는 교육부에 제출한 글로컬대학 전략기획서에서 이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벨리구축의 뼈대는 경산,청도,영덕에 한의학과 연계된 새로운 개념의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으로, 경산에는 △화장품 △재활의료, 영덕에는 △스마트팜과 △수산가공, 청도에는 △기능성 식품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계획대로 된다면 대학도 좋고 인구절벽과 지역생산 감소란 위기에 직면한 지자체 모두에 도움되는 '윈윈전략'이다. K-MEDI 청도캠퍼스를 보면, '영남권자연드림파크'는 유기농식품 R&D와 한방의료체험사업이 눈에 띈다. 청도는 농업생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촌지역이지만 지리적으로 대구한의대가 위치한 경산시와 바로 접한 입지조건 때문에 축적된 대구한의대의 한의학 기술과 노하우를 산업으로 접목시키기에 좋은 입지다. 거리가 가까워 창업과 기술노하우를 공급받기가 쉽다.
250만 인구가 거주하는 대구에서 자동차로 30~40분 거리여서 다양한 콘텐츠로 한방의료체험이 가능한 스팟이 조성되기만 하면 수요자 걱정은 덜 수가 있다. 한의대와 청도군이 청도역내에 구축하려는 한방연관산업은 한방작물과 유기농 식품 재배, 스마트팜 제조 및 종균 R&D센터 조성 등 '라이프케어' 분야다.
K-MEDI에는 한의학을 바탕으로 경북 8대 메가테크를 융합해 신성장동력을 만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사업을 함께 진행할 주체 선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영덕지역의 한방스마트에듀팜사업은 ㈜드림팜 ㈜미드바르와 2024년 4월 400만$ 투자약정을 체결하고 지난 5월 조성공사에 착공했다. 로하스수산식품지원센터와는 올해 1월 위탁운영계약을 맺고 20개 수산가공업체에 대해 R&D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상태다. 화장품과 전통주 가공공장은 5월 착공했고 영덕군에다 전통의학 실크로드센터를 만드는 협약도 맺었다.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은 최근 사업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대구한의대는 지금까지 교육과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에 이바지해 왔지만, 앞으로 지방대와 지역사회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과 협업해 한의학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통한 지역과의 상생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대가 위치한 경산시와는 한국한의학진흥원과 한의약산업진흥, 세계화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경산동의한방촌과 한방재활치료, 한방제품 체험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화장품 제조분야에서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 - 화장품 제조기술 공동연구, 경산화장품산업특화단지 – 화장품기업 입주 및 지원 등의 협업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JAAN'이란 자체 제조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중이며 꾸준히 제조 기술력을 향상시켜왔다. JAAN은 사랑스러운 얼굴(慈顔)이란 의미의 대학 최초 화장품 브랜드다.
K-MEDI 경산,청도,영덕캠퍼스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낼 한의학 산업 클러스트가 계획처럼 쉽게 조성될 수 있는 걸까?
학교와 지자체, 연구소가 방향을 설정하고 협업을 하더라도 산업 아이디어의 제품화, 이를 뒷받침할 기술확보, 최종단계에서 이뤄질 창업과 상품.서비스의 유통까지는 가시밭길이다. 대구한의대가 준비한 창업생태계 구축 솔루션은 창업혁신파크의 조성이다.
대학은 이를위해 한의대 오성캠퍼스내 부지 3만8000평을 내놓고 100억원 규모 창업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창업혁신파크는 개별 K-MEDI 캠퍼스에 인력과 기술이전, 제품화 지원을 담당하는 자동차의 '엔진'과 같은 기능을 맡게 된다. 3.8만평 부지에 세워질 창업혁신파크에는 △DHU기술주식회사 △비즈니스센터 △Maker Space △시제품 제작을 맡을 학교기업 등 4가지 핵심지원시설이 입주한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창업기업의 시제품 디자인을 해보는 장소다.
한의대는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기술이전 30건/년, 스마트기술 기반 창업 10건/년, 바이오소재 기반 창업 10건/년 등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구한의대는 K-MEDI 실크로드 사업이 추진되는 5년간 3000억원을 투입하고 사업종료 후에도 5000만달러의 글로컬 기금조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5천만 달러는 수출을 통해 조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의학 산업화 프로젝트가 잘 추진되면 55개 이상의 기업유치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부가가치 증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한의학의 잠재적 시장규모는 약 11조원에 달한다.
이 모든 사업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문과 연구, 사업화를 담당해 나갈 융합형 인재의 양성과 공급이다. 우선 신입생들을 무전공 무학과(신입생의 70%)로 선발해 화장품.식품, 기능성 소재, 재활의료 산업에 적합한 융합형 인재로 길러내고 해당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대구한의대는 향후 5년 동안 K-MEDI산업 창업인재(한의과학자) 100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담았다. 두번째로 학부 모집정원을 1300명으로 156명(10%) 감축하는 대신, 대학원 모집정원을 214명→310명으로 늘리고 단과대는 한의과대, K바이오헬스, 글로벌융합대, 미래라이프융합대 등 4개로 재편할 계획이다. 예과와 본과로 나눠지던 한의학과는 6년제로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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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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