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로 향한 재이 "연극 무대서 꿈 되찾았죠"

김현식 2024. 8.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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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되찾게 해준 작품'.

배우 재이(34, 본명 김진희)는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 중인 상업 연극 데뷔작 '임대아파트'를 이같이 표현했다.

재이는 "이번 작품 덕분에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고 있다"면서 "이젠 제가 연기를 통해 공연장을 찾는 관객에게 꿈과 희망을 일깨우며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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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피에스타 출신 배우 재이 인터뷰
팀 해체·결혼 후 줄어든 활동에 슬럼프
대학 동문회 극단 활동 통해 새 동력 얻어
공개 오디션 거쳐 연극 '임대아파트' 합류
강인하고 현실적인 청년 윤정현 役 연기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배우 재이(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꿈을 되찾게 해준 작품’. 배우 재이(34, 본명 김진희)는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 중인 상업 연극 데뷔작 ‘임대아파트’를 이같이 표현했다.

재이는 2012년 데뷔해 ‘짠해’, ‘달빛바다’ 등의 곡으로 활동한 걸그룹 피에스타(재이, 린지, 예지, 혜미, 차오루)의 리더 출신이다. 원래 꿈은 배우였는데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 재학 중 아이돌 연습생으로 발탁되면서 가수로 먼저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재이는 “데뷔 이후 여러 TV 드라마와 웹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팀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연기 경력을 활발하게 쌓진 못했다. 시스템 안에 갇혀 주어진 활동만 하면서 수동적으로 살았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재이는 2018년 피에스타 해체 이후 열정을 불태운 뒤 무기력감에 빠지는 증상인 ‘번아웃 증후군’으로 고생했다. 2020년 결혼한 뒤엔 “일이 아예 끊길지도 모른다”는 생각 탓에 우울감이 찾아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재이는 “공백이 길었던 가운데 결혼 발표를 했을 때 제가 연예계에서 은퇴한 줄 아는 분이 많았다”며 “한창 예민해졌을 땐 연예계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TV는 물론 연예인들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조차 보지 않고 지냈다”고 털어놨다.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재이는 학교 동문회 극단 활동을 하면서 다시 활동 동력을 얻었다. 재이는 “극단원과 힘을 합쳐 연극을 만들어 올리는 경험을 하면서 내가 무대에 오르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배우 재이(사진=이영훈 기자)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배우 재이(사진=이영훈 기자)
‘임대아파트’ 주연 자리는 공개 오디션을 거쳐 따냈다. 재이는 “학과에서 사무행정 보조 일을 겸할 때 오디션 소식을 접하고 지원서를 냈다”며 “지원자가 1140명에 달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는데 윤정현 역을 연기할 4명 중 1명으로 발탁된 것이라 뿌듯함이 더 컸다”고 밝혔다.

‘임대아파트’는 임대아파트에서 지내며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설익은 청춘들의 성장기를 그리는 연극이다. 재이는 “현실의 고단함을 얘기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재이가 연기하는 윤정현은 부모님을 일찍 여읜 뒤 동대문에서 옷 장사를 하며 배우 지망생 오빠, 철없는 동생, 영화감독을 꿈꾸는 남자친구를 뒷바라지하는 강인하고 현실적인 인물이다.

재이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복잡한 감정선을 지닌 캐릭터”라면서 “이전까지 백치미 있거나 통통 튀는 역할만 맡았던 터라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이는 “화내면서 싸우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웃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 “그래서 원피스를 입고 풋풋한 모습을 그리는 과거 회상 장면을 연기할 때 마음이 가장 평온하다”고 덧붙이며 웃어 보였다.

‘임대아파트’는 9월 1일까지 공연한다. 작품에는 제이를 비롯해 김소라·조승희·임현주(윤정현 역), 이정연·신재열(윤정호 역), 장서원·김근혁(홍재생 역), 김마로·김민수·안도진(윤정수 역), 고우리·박소희·박지애(유까 역), 이수현·이세빈·김유리(선영 역) 등이 출연 중이다.

재이는 “이번 작품 덕분에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고 있다”면서 “이젠 제가 연기를 통해 공연장을 찾는 관객에게 꿈과 희망을 일깨우며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연기 활동 지속에 대한 열의도 드러냈다. 재이는 “연기 분야의 장점은 아이돌계에 비해 나이의 구애를 덜 받는다는 점”이라며 “현장에 온화한 에너지를 더하는 성실한 배우로 성장해 나이에 걸맞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배우 재이(사진=이영훈 기자)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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