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다녀올걸" 엔화 960원 급등… 엔화예금 차익실현 본격화

이남의 기자 2024. 8. 6.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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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원/엔 환율이 100엔당 960원대로 급등했다. 일본은행(BOJ)이 단기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엔/달러 환율은 142엔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은 이례적인 엔화 약세에 161엔까지 치솟았으나 한 달 만에 20엔 가까이 하락했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일본과 금리 격차 확대 전망 속 엔화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다.


R 공포에 불안한 달러…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5일 엔/달러는 145.07엔에 거래됐다. 지난 2일 유럽 외환시장에 엔/달러 환율은 149.96엔으로 지난 5월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를 올린 요인은 미국 고용시장 둔화에 따라 약세로 전환된 달러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2.2원 급락한 1359.0원에 개장해 장중 1355.0원까지 떨어졌다. 미국은 지난 7월 고용지표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연준은 오는 9월에 금리를 0.5%포인트 빅스텝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1만4000명으로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 18만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6월 취업자 수 증가 폭도 기존에 발표됐던 20만6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7월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7월 실업률이 전월과 같은 4.1%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업률은 0.2%포인트 더 올랐다. 고용뿐만 아니라 미국의 제조업도 약세를 보인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지난 7월 제조업지수는 46.8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인 48.8과 지난 6월의 48.5를 모두 밑돌았다. ISM 제조업지수가 50을 밑돌면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로 20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경제 지표 악화에 연준 내부에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온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총 0.75% 낮아져 4.5~4.75%가 될 것이란 전망이 66.4%로 집계됐다.


'엔화 호재 끝' 엔화예금 차익실현… 일본 주식 매도


일본은행은 7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까지 높이고 국채 매입 규모를 2026년 1분기에 3조엔대까지 절반 축소하기로 하면서 엔화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엔화 가치 상승에 엔화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엔화 매수(엔화→원화) 건수는 7만2289건, 매수액은 약 128억엔으로 각각 집계됐다. 건수 기준으로는 지난 3월(8만4952건) 이후, 매수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149억엔) 이후 각각 가장 많았다.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1조2111억엔으로 집계됐다. 6월 말 대비 818억엔 줄어든 수치로 지난해 12월(-641억엔) 이후 처음이다. 엔화 급등에 투자자들의 패닉셀이 겹치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한 '일학개미'는 매도 행렬에 나서고 있다.

전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장중 4451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닛케이지수는 전날 12.4% 하락한 3만1458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 때는 3만1156까지 내리기도 했다.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이란 경고하고 있다. 켈빈 테이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증시가 강한 오름세를 보인 유일한 이유는 엔화가 매우 매우 약했기 때문인데 방향이 전환된 이상 바로 빠져나와야 한다"며 "앞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 증시는 하락했고 더 압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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