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청소년 ‘가출팸’… 생계형 범죄 ‘무방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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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청소년, 20대 초반 성인 등으로 구성돼 일종의 그룹을 이뤄 생활하는 공동체인 이른바 '가출팸'과 관련한 범죄가 나날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가출팸들은 생계 등을 이유로 사소한 범죄를 넘어 강력범죄까지 저지를 수 있으며 가출한 청소년을 새로 모집해 범죄에 연루 시킬 위험도 있다"며 "집을 나온 청소년들을 구제하고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회 교육 체계와 가출팸에 노출되지 않도록 온라인 검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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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쉽게 접해 가담 가능성↑
“사회 교육 체계·온라인 검열 필요”
#1. 집을 나와 머무를 곳이 없게 된 고등학생 A양은 20대 남성 두 명과 가출팸으로 지내게 됐다. A양에게 숙식을 제공했던 이들은 수원과 평택, 부산 등을 돌아다니며 A양에게 100여차례 성매매를 알선했다. A양이 성매매를 거부하면 바로 앞에서 흉기로 자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이 성매매 알선으로 챙긴 수백만원은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2. 지난 2022년 가출 청소년 B군을 포함한 중학생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약 4개월 동안 화성, 안성, 평택 등 경기도를 포함해 전국을 오가며 차량 15대를 훔쳤다. 이들은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량을 대상으로 일일이 손잡이를 당겨 본 뒤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만 골라 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모두 집을 나와 함께 지내는 사이로 확인됐다.
가출한 청소년, 20대 초반 성인 등으로 구성돼 일종의 그룹을 이뤄 생활하는 공동체인 이른바 ‘가출팸’과 관련한 범죄가 나날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가출팸’은 가출과 가족을 뜻하는 ‘패밀리’를 합친 말이다.
경찰이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단속을 통해 해체시킨 가출팸 건수는 전국 기준 총 452건(2천2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집계되지 않은 가출팸 건수를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경기도내 가출 청소년은 7천621명으로 집계됐다. 가출 청소년 모두가 가출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상에서 누구나 쉽게 가출팸을 모집하는 글을 접할 수 있어 이들 역시 가출팸 구성원이 될 가능성은 농후한 상황이다.
SNS 등에 가출팸을 검색하면 ‘가출한 사람들 모임’, ‘○○지역 가출팸 구함’, ‘오늘 재워드림’ 등의 글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출팸 온라인 카페엔 2천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가입돼 있었는데 자신의 지역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면 댓글을 통해 함께 지낼 가출팸을 구하는 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 같은 가출팸은 원룸 등을 얻어 숙식을 해결하고 있으며 나이 등의 순서로 역할을 분담하는데, 생활비가 떨어지면 결국 생계형 범죄에 빠져들기 쉬운 실정이다.
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가출팸들은 생계 등을 이유로 사소한 범죄를 넘어 강력범죄까지 저지를 수 있으며 가출한 청소년을 새로 모집해 범죄에 연루 시킬 위험도 있다”며 “집을 나온 청소년들을 구제하고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회 교육 체계와 가출팸에 노출되지 않도록 온라인 검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가출팸을 해체시키고 범죄에 노출되지 않게 가출 청소년들의 안전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전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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