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장님, 아직도 쿠팡 쓰세요?”…식자재 유통에 투자사 주목
무서운 성장세에 빠른 흑자전환…향후 전망도 좋아
효자 포트폴리오라는 인식에 투자사 관심도 커져가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쿠팡, 네이버 쇼핑, 마켓컬리 등을 뛰어넘는 소상공인을 위한 식자재 유통 채널이 되고 싶습니다.”
국내 한 온라인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 대표가 전한 포부다. 해당 기업들이 유통 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혁신을 이룩한 만큼, 아직 오프라인 시장이 주를 이루는 식자재 유통 산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이야기다.
관련 업계에서는 다수 업체가 비슷한 꿈을 꾸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당연히 아직은 유통 공룡들에는 못 미치는 규모지만, 자체적으로 갱신하는 성과들이 상당하다. 가파른 매출 증가세에 자금 조달에 줄줄이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이 수익률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다 보니 자본시장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 사례로 마켓보로가 꼽힌다. 마켓보로는 최근 IPO 주관사를 선정한 데 이어 “하반기 시리즈D 라운드를 돌 예정”이라고 이데일리에 밝혔다. 마켓보로는 B2B 식자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마켓봄’과 식자재 오픈마켓인 ‘식봄’ 등 두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켓보로는 하반기 유치할 투자금을 바탕으로 자사 서비스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온라인 식자재 B2B 플랫폼 푸드팡도 시리즈C 라운드를 돌고 있다. 앞서 회사는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등 누적 투자금액 16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는 식당 운영자가 모든 식자재를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며, 가락시장 식자재를 각종 식당에 납품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C 라운드가 마무리되면 가입 식당을 6만개 가까이 늘려 전국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산지 직거래를 늘려 정산 기능도 도맡는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최근 IT 기반 식자재 통합 유통 플랫폼 ‘오더히어로’를 운영하는 딜리버리랩이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은행, 마젤란기술투자가 투자자로 합류했다. 회사는 앞서 바라고, 미래과학기술지주, 연세대 과학기술지주,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딜리버리랩 비즈니스는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거점으로 고객이 주문한 모든 상품을 통합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 유치로 신규 거점 지역을 선정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운영 관제 솔루션과 프랜차이즈 전용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업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하이트진로가 점찍은 농식품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 미스터아빠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에 이어 최근 다시 한 번 미스터아빠에 후속투자를 진행했다. 미스터아빠는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농산물을 구매하고 판매하고 있다. 이때 산지 소분 센터를 활용해 유통 밸류체인을 간소화했다. 회사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민간투자기반 스케일업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회사는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소규모 농가 전용 스마트 소분 센터 자동화와 AI 기반 소농 농산물 재배 이력관리 솔루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투자사들이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장세’에 있다. 국내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기치로 내걸고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다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아직 오프라인 유통망이 97%에 달할 정도로 디지털화에 목말라 있는 상황이다. 즉, 온라인 영역에서 성장할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그동안 소상공인들은 쿠팡, 네이버 쇼핑, 마켓컬리 등을 직접 돌며 매번 가격을 비교하곤 했다. 그러나 다수의 온라인 식자재 유통 플랫폼이 출시되면서 이제 플랫폼 한 곳만 이용하면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온라인 식자재 거래 규모는 올해 1조원으로 추산된다. 3년 뒤인 2027년에는 3조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자체의 성장세도 매섭다. 마켓보로 자체 집계에 따르면 올해 B2B 식자재 시장 규모는 55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때 순수 외식업(식당)에 공급되는 식자재 규모는 올해에만 32조원으로 연평균 4.6%씩 성장해 3년 뒤 36조 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사 중에서도 식자재 유통 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다수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비즈니스 모델(BM)로 삼고 있는데, 관련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 규모가 매년 50%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다 보니 투자사 관심이 꾸준히 이어져 후속투자 유치도 거뜬히 이뤄내고 있다”고 전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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