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칸 속 인생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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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진 사람은 소나무를 심고 싶어 하지만 소나무는 너무 비싸다. 비싼 소나무 정원에 내 몸을 슬쩍 끼워 넣어 정원을 도둑질한다.'
허영만은 "저는 1등 해본 적이 없다. 제가 처음 만화를 그렸을 땐 이상구가, 그다음엔 이현세가 1등이었다"며 "밥 먹다 냅킨에 고추장으로 메모하며 항상 소재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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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진 사람은 소나무를 심고 싶어 하지만 소나무는 너무 비싸다. 비싼 소나무 정원에 내 몸을 슬쩍 끼워 넣어 정원을 도둑질한다.’
‘(작업실 동료들이) 해준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면 즐겁다. 영만이가 해준 것이니 맛없다고 말할 수 없을 수 있지만 젓가락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뭐….’
허영만은 1974년 한국일보 신인 만화 공모전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되며 만화의 길로 들어섰다. 5일 기자간담회에서 허영만은 “매일 놀러 다니는 사람 같지만 만화를 다 그리고 나갔기 때문에 펑크를 낸 적이 없다”며 “그동안 뒤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를 저도 조명해 볼 기회”라고 말했다.
전시는 1부 ‘만화가 허영만’, 2부 ‘시대를 품은 만화’, 3부 ‘매스미디어 속 만화’, 4부 ‘일상이 된 만화’ 등 총 4부로 구성됐으며 연대기 순으로 대표 작품의 원화와 관련된 기록을 조명한다. 특히 ‘각시탈’ ‘날아라 슈퍼보드’ ‘비트’ ‘타짜’ 등 영상물로도 제작돼 대중에 익숙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허영만은 “제 만화에는 슈퍼스타가 없고 동네에서 보는 어린아이나 어른이 주인공”이라며 “그렇기에 영화나 드라마로도 쉽게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1945년 광복부터 1968년 6·29 민주화선언까지 격동의 근현대사를 풀어낸 ‘오! 한강’의 원화에서는 탱크가 웅장하게 등장하는 모습이나, 주인공이 고문을 당하는 모습 등이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그림체를 볼 수 있다. ‘비트’에서는 1990년대 청년들의 패션과 낭만이 감각적으로 드러난다. ‘비트’와 함께 작가가 잡지나 신문에서 수집한 당시 패션 스타일에 관한 자료도 방대하다.
‘타짜’를 위해 노름꾼을 만나 속임수를 기록한 노트, ‘식객’을 위해 음식을 직접 찾아다니며 남긴 메모 등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거친 치밀한 취재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허영만은 “저는 1등 해본 적이 없다. 제가 처음 만화를 그렸을 땐 이상구가, 그다음엔 이현세가 1등이었다”며 “밥 먹다 냅킨에 고추장으로 메모하며 항상 소재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웹툰 시장의 성장에 대해 종이 만화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그는 “지금 웹툰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다른 필명으로 도전해 보면 어떨까 싶다”며 “서너 달 정도 연재할 수 있는 분량을 만들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전시는 10월 20일까지.
광양=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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