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에서 온 주방보조… 일손 걱정 덜었어요

외국인 근로자 뽑은 한식당

지난 2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한식당 ‘가화한정식’ 부엌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주만나자르(왼쪽)씨와 사만다르(오른쪽)씨가 한국인 직원으로부터 설거지 방법을 배우고 있다. 이들은 식당에서 설거지, 재료 손질 등 주방 보조 일만 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왔다. /신현종 기자

지난 2일 충북 청주시의 건물 3층짜리 식당 ‘가화한정식’ 부엌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사만다르(29)씨와 주만나자르(23)씨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둘은 식당이 문을 여는 오전 11시쯤 출근해 오후 7시쯤 퇴근하는데 아직은 출근해서 설거지만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들어와 일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인력난으로 한국인 직원을 구하지 못한 회사가 신청하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은 비전문 취업(E-9) 비자를 받고 주로 숙련도가 필요하지 않은 일을 맡는다. 그동안은 건설업, 제조업 등에서만 허용됐는데, 정부는 최근 음식점에서도 주방 보조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허가 대상을 확대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숙박 및 음식점업’ 인력 부족률은 4.1%로 전체 산업 중 ‘운수 및 창고업’(5.3%) 다음으로 높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외국인 근로자 중 4490명을 한식당, 호텔 등 서비스업에 배정해 올해 하반기부터 입국하도록 했다. 정부는 고용허가제 대상을 일식당, 중식당 등으로 확대해 오는 16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외국인 근로자가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자영업자 입장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이 한식당 사장 이미덕(70)씨는 최근 1년 동안 한국인 직원을 못 구해 전전긍긍하던 끝에 외국인 직원을 뽑았지만, “외국인 직원이라고 해서 한국인보다 비용이 덜 드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오히려 체류증, 외국인 전용 보험 등 관련 추가 비용이 1인당 약 70만원 정도 든다고 했다. 최저 시급(올해 9860원)도 적용해야 한다. 여기에 이씨는 직원들이 머물 숙소 비용으로 한 달 50만원을 대신 내주고 있다. 이씨는 “한국인 직원은 설거지나 주방 보조를 잡일이라 여겨 한두 달이면 그만뒀다”며 “당장 일할 사람이 없으니 추가 비용이 들어도 외국인 직원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외국인 직원에게 시킬 수 있는 업무는 한정적이다. 외국인 직원에게는 요리나 서빙은 시킬 수 없고 설거지, 재료 손질 같은 보조 업무만 시킬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규모 식당에서는 각자 맡은 업무를 칼같이 나누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시킬 수 있는 업무에 제한이 있는 점이 아쉽다”며 “숙식과 입국 비용 등 자영업자의 금전적 부담을 줄여줄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