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국부의 딸, 장기집권 끝에 '철권통치 독재자'로 퇴장[피플in포커스]
초대 대통령 딸이자 민주주의 상징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한때 민주주의의 아이콘이었던 셰이크 하시나(76) 방글라데시 총리가 반(反)정부 시위로 '철권통치 독재자'라는 오명과 함께 물러나게 됐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수도 다카를 떠나 은신처로 향했다. 총리와 가까운 소식통은 "총리와 그의 자매가 총리 관저인 가나바반을 떠나 더 안전한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총리가 자신의 연설을 녹음하고 싶어 했지만, 그럴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총리가 군용 헬기를 타고 인도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16일부터 공무원 채용 할당제에 반발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곤봉과 칼로 저항하고 진압군은 시위대에 총을 쏘면서 누적 사망자는 300명이 넘어섰고, 지난 3일에만 경찰관 14명을 포함해 최소 94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통금과 무력 진압에 저항하며 시위를 계속했다.
그 후 총리가 관저를 버리고 도망한 것이 알려지자, 시위대는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일부는 탱크 위에서 춤을 추고 수백명은 문을 뜯고 들어가 관저를 장악했다.
하시나 총리는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직후 이후 방글라데시가 되는 동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 방글라데시 독립을 이끌며 '방글라데시 국부'로 불리는 초대 대통령 셰이크 지부르 라만의 딸이기도 하다.
1975년 군사 쿠데타 때 라만 전 대통령을 비롯해 하시나 총리의 가족 대부분이 처형됐다. 당시 해외여행 중이던 하시나 총리와 그의 여동생만 살아남았다.
쿠데타 이후 인도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하시나 총리는 1981년 방글라데시로 돌아와 현 집권 여당인 아와미연맹(AL)을 이끌게 됐다. 반군부 민주화 운동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장기간 가택 연금을 당하기도 했으나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국가적 상징으로 올랐다.
하시나 총리는 1996년 처음 집권했지만, 5년 뒤 칼레디 지아 전 총리에게 패하며 정권을 내줬다. 2007년에는 쿠데타 직후 살인 및 부패 혐의로 투옥됐다가 기소가 기각되며 풀려났다.
2009년 다시 출마한 하시나 총리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집권에 성공한 뒤 지금까지 정권을 잡았다.
하시나 총리는 방글라데시 경제 호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료산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추진한 하시나 총리는 국가 자금, 대출, 개발 지원을 활용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국가 개발에 나섰다.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했을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방글라데시는 2009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가 넘는다. 방글라데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기준 2688달러(약 370만 원)로, 10년 전보다 3배 늘었다. 세계은행은 지난 20년 동안 2500만 명 이상이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추정하고 있다.
다만 하시나 총리가 야당 등의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는 등 권위주의적 통치를 이어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FP통신은 "하시나 정부가 반대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태도는 국내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미국과 그 외 지역에서도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남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마이클 쿠겔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그는 통치 방식에 대한 접근 방식 때문에 부분적으로 정통성을 많이 잃었다"며 "그는 철권통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시위 과정에서도 정부는 무력을 행사하며 국민들의 반발을 샀다. 경찰은 지난달 전국에 현장 발포 명령과 함께 통금을 시행하고 소셜 미디어 플랫폼 접속을 포함한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했다.
시위에 참여한 카니즈 파테마 미틸라는 "총리가 위임 없이 통치하고 우리를 총구로 위협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평화롭고 정당한 시위가 공격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파시스트에 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시나 총리는 자신은 지금껏 국가를 위해 일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15년 이상 나는 이 나라를 건설해 왔다"며 ""내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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