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연임 '경고등' 켜진 이유

정소양 2024. 8. 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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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회장, 올해 말 2년 임기 마쳐
눈에 띄지 않는 실적·내부통제 문제점 등에 '연임' 험로 예상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험로가 예상된다는 시선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는 가운데 이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문제가 드러나면서 비판적인 시선이 나오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올해 말 '2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석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험로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제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 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 경제부처에서 일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 제2차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거쳐 국무조정실장을,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해 인수위원회 특별 고문으로 활동했다.

전형적인 관료 출신 인사로, 취임 전부터 '관피아' 논란이 거셌던 이석준 회장은 '실적'으로 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석준 회장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석준 회장이 이끄는 농협금융은 '꼴찌' 타이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석준 회장의 임기 1년 차인 지난해 농협금융은 당기순이익은 2조2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농협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올해 초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당시 외부로 드러났던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은 이석준 회장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앞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를 내정할 당시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이 있었던 점도 이석준 회장에겐 악재다.

올해 초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선임 당시 농협금융의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는 반대의 입장을 보낸 바 있다. 당시 농협중앙회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차기 대표로 추천했지만, 농협금융지주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양사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과 계열사 등에 대한 대대적 검사에 돌입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관료 출신'인 이석준 회장이 이력을 이용해 금감원에 고강도 검사를 요청, 농협중앙회로부터의 자율성을 확보하려 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표면적으로 중앙회와의 완력 다툼에서 이석준 회장이 이끌었던 농협금융이 승리했지만, 전세가 역전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의 '연임'을 두고 농협중앙회와의 눈치싸움이 다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에서 잇따라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의 내부통제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더팩트 DB

특히, 농협금융에서 부실한 내부통제로 인한 금융사고가 발생한 점은 중앙회의 힘을 실어준 꼴이 됐다.

올해 초 농협은행에서는 174억원 규모의 배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 110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에 이어 5월 64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 2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의 내부통제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취임 이후 윤리경영을 강조하며 내부통제와 관리책임 강화를 선언했다. 발표 내용에는 △사고 유발한 행위자에 즉각적 감사·무관용 원칙에 의한 처벌 △공신력 실추 농·축협에 대한 중앙회 지원 제한 △중대사고 관련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 제한 △사고 발생 관련 책임자에 즉각 직권정지 등이 포함됐다.

비록 앞서 이석준 회장 임기 중 발생한 금융사고가 모두 은행에서 발생했지만, 지주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이석준 회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농협에서 금융사고 등 여러가지 악재가 있었다"며 "금융권에서 내부통제가 화두로 오른 만큼 이 부분도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큰 횡령·배임 사고가 발생한 금융사의 경우 '연임'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연임 가능성을 점치기엔 임기가 반년 정도 남아있어 지금의 성과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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