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심장' 호남에서도 흥행부진?
당 "최종투표율은 달라...흥행부진 아냐" 일축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 흥행 부진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당의 '심장'인 호남에서 25% 안팎의 투표율을 보인 데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피로감이 중도 확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기준 누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26.47%로 선거인 69만7351명 중 18만460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주말까지 전국 17개 지역 중 14곳의 지역순회 경선이 완료된 상태다. 전국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포진한 '텃밭' 광주·전남·전북의 투표율은 각각 25.29%, 23.17%, 20.28%였다. 앞서 진행된 순회경선에서 대구(52.2%)가 가장 높았고 호남보다 투표율이 낮은 지역은 제주(18.39%), 강원(21.85%), 충남(25.06%)이다.
전문가들은 낮은 투표율에 주목했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변함없이 호남에서 독주하는 제1당이고 이 후보는 민주당에서 독주하는 후보지만, 호남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고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당원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당원과 일반 지지자와의 뚜렷한 구분이 없다"며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층이면서 소위 '개딸'이라 불리는 열성지지층이 아닌 사람의 비중이 가장 큰 곳이 호남이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연임이 거의 확실한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비교적 낮은 득표율을 보인 점에도 주목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호남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라면서 "호남의 여론이 민주당을 대표한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대선 때에도 호남에서는 이 후보 중심으로 지지가 모이지 않았다"며 "호남의 상징과 같았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의 갈등 과정이 이 후보에 대한 불신과 우려를 남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제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호남에서의 투표율이 왜 25% 정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느냐는 것과 거기에서 이 후보가 다른 지역보다 조금 득표율이 떨어졌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당대회 이후에도 호남의 민심과 판단이 어디를 보고있느냐는 주목해야 한다"며 "가령 지난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이 우리 민주연합을 앞섰다"고 짚었다.
박 의원은 "그런 것을 연원해서 돌아가 보면 그런 호남의 민심이 지금의 현재 민주당을 가지고 앞으로 다음 전국 지방선거나 대선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고 굉장히 민감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현재 아주 강한 리더십, 이런 어떤 체제에 대해 호남이 어떻게 보고 있겠느냐는 걸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민주당에게 호남이 어떤 경고를 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 후보 개인이 어떤 계보를 잇는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민주당이 좀 더 다양하고 민주적이고 포용성있는 정당으로 가라는, 그런 중도 확장을 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곤란하다고 하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 이후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민주당'으로 변할 것이냐는 게 관건"이라며 "더 민주적인 외연확장을 할 수 있는 모습을 호남이 주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흥행부진설'을 일축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당대회 당시 광주·전남·전북의 최종투표율은 34.18%, 27.52%, 34.07%였다. ARS 투표가 반영되기 전 온라인투표율은 각각 18.18%, 16.76%, 17.20%로 이번 지역순회 온라인투표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ARS 투표가 오는 17~18일 진행되는 만큼 이 투표분이 반영되면 실제 흥행 성적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권리당원 중 투표를 못한 (유권자는) ARS투표를 (8·18 전당대회 당일까지) 하게 되는데 이 결과까지가 최종 투표율"이라며 "(결과를 보고) 객관적으로 높은 투표율인지 아닌지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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