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허빙자오, 시상대서 준결승 ‘기권패’ 스페인 배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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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22·삼성생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설 때, 바로 옆 자리에 선 허빙자오(27) 손에는 은메달과 함께 작고 반짝이는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허빙자오의 왼손에는 은메달이, 오른손에는 스페인 국기 모양 배지가 들려 있었다.
스페인 배지는 전날(4일) 자신과 준결승을 치르던 중 뜻밖의 부상으로 경기를 기권한 스페인 선수 카롤리나 마린(31)을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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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22·삼성생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설 때, 바로 옆 자리에 선 허빙자오(27) 손에는 은메달과 함께 작고 반짝이는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다름아닌 스페인 국기 모양을 한 배지였다.
세계 9위 허빙자오는 5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안세영에게 0-2(13:21/16:21)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허빙자오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네트로 다가가 안세영과 손바닥을 맞부딪치며 웃는 얼굴로 안세영의 우승을 축하했다. 뜨거운 승부 뒤 이어진 두 사람의 포옹에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한중 관람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허빙자오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자신의 양손을 연신 내려다봤다. 허빙자오의 왼손에는 은메달이, 오른손에는 스페인 국기 모양 배지가 들려 있었다. 스페인 배지는 전날(4일) 자신과 준결승을 치르던 중 뜻밖의 부상으로 경기를 기권한 스페인 선수 카롤리나 마린(31)을 위한 것이었다.
마린은 게임 포인트 1-0으로 앞서던 2게임 중반, 10-8 상황에 허빙자오의 공격을 막아내던 중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뒤틀렸다. 고통을 호소하고 코트 위에 쓰러진 마린은 결국 기권패를 선언하고 결승행 티켓을 허빙자오에게 넘겼다. 준결승전이 끝나고 허빙자오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눈물을 흘렸다.
당시 허빙자오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데 너무 안타깝다. 내가 쭉 뒤지고 있었지만 계속 (역전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며 “ 상대 선수는 오늘 좋은 컨디션을 보였고, 승리에 대한 열망이 느껴졌다. 이런 부분을 내가 배워야 할 것 같다 ”고 말했다.
프랑스의 ‘아에프페’(AFP)는 허빙자오가 마린을 존중하고 그의 정신을 결승전까지 가져간다는 의미에서, 스페인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배지를 지니고 시상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허빙자오는 시상식 뒤 “뛰어난 선수인 마린에게 미안하다. 시상식에 선 내 모습을 마린이 보길 바랐다. 그가 곧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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