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은메달' 허빙자오…스페인 배지로 기권 패한 선수에 존중 표시
박재연 기자 2024. 8. 5. 22:45
▲ 중국의 배드민턴 선수 허빙자오
중국의 배드민턴 선수 허빙자오가 패자의 품격과 빛나는 동료애를 동시에 선사하며 올림픽의 가치를 드높였습니다.
허빙자오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리나라의 안세영(삼성생명)에게 0-2로 졌습니다.
허빙자오는 경기 후 네트로 다가가 안세영과 손바닥을 부딪치며 웃는 얼굴로 안세영의 우승을 축하했습니다.
깨끗하게 패배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박수를 보낸 허빙자오의 모습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한국과 중국 관람객들은 뜨겁게 갈채를 보냈습니다.
허빙자오의 따뜻한 마음씨는 시상식을 더욱 환하게 밝혔습니다.
허빙자오는 스페인 팀 배지를 손가락에 들고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스페인 배지는 전날 자기와 4강전을 치르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경기를 기권한 스페인 선수 카롤리나 마린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마린은 게임 점수 1-0으로 앞서던 2게임 10-8에서 허빙자오의 공격을 수비하다가 오른쪽 무릎이 심하게 뒤틀린 바람에 고통을 호소하고 쓰러졌습니다. 결국 더는 경기에 뛸 수 없어 결승행 티켓을 허빙자오에게 양보했습니다.
AFP 통신은 허빙자오가 마린을 존중하고 그의 정신을 결승전까지 가져가겠다는 바람에서 스페인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배지를 시상식에서 선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마린의 기권으로 결승에 오른 허빙자오는 "뛰어난 선수인 마린에게 미안하다"며 "마린이 시상식에 선 날 보기를 바랐고, 그가 곧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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