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은퇴 불사' 폭탄발언 들은 안세영 부친 "세영이가 협회와 잘 이야기할거라 믿는다"[올림픽]

박찬준 2024. 8. 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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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맞붙어 승리해 금메달을 땄다. 안세영이 관중석의 아버지와 포옹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5/
안세영이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맞붙어 승리해 금메달을 땄다. 안세영이 관중석의 아버지와 포옹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5/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협회 문제, 세영이가 잘처리할거다."

'셔틀콕 여왕' 안세영(삼성생명)의 부친 안정현씨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딸을 믿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세계 9위)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지난 도쿄 대회서 당시 배드민턴 최연소 대표로 나서 8강에서 탈락했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방수현 이후 28년만의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이었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까지 정북한 안세영은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명실상부 '여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안정현씨는 현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안세영은 경기 후 응원에 나선 아버지, 어머니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안 씨는 경기 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우리딸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안 씨는 복싱 국가대표 출신이다.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했다. 누구보다 운동이 힘들고, 더더군다나 세계 1위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감격한 모습이었다. 안 씨는 "나는 아시안게임 밖에 못나갔지만, 세영이는 올림픽을 두번이나 나가고 금메달까지 땄다.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사실 안세영은 살가운 딸은 아니다. 그는 "집에 오면 엄마, 아빠한테 잘해준다. 애정표현은 없지만 웃음 하나에 모두가 녹는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전화 한번 제대로 안했다. 워낙 대회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자기 전에 카톡 하나 온다. '잘 이겨냈다'고 보내면 우리도 '잘했다' 한마디 보낸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독 부담감을 느꼈다. 안씨는 "세영이가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올림픽이란 큰 무대를 앞두고 더 긴장한 것 같다. 결승전 전날 엄마한테 '잘하고 싶다'고 카톡이 왔다. 나랑 세영 엄마가 '잘하지 말고 준비한 것만 보여주라'고 다독였다"고 했다. 이어 "보는 내내 짠했다. 힘들게 준비하는 모습을 계속 봤다. 세영이의 목표가 이루어져서, 안다쳐서 감사하다"고 웃었다.

안세영은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아빠의 근성을 물려 받았다. 안씨는 "학창 시절에 선생님들이 '점심 시간에 세영이가 체육관에 오면 한번도 앉아있지 않는다'고 하셨다. '쉬게 해야 한다'고 감독, 코치님들이 나한테 그렇게 많이 이야기했다. 지금 소속팀 길영아 감독도 '세영이가 한번도 안 쉬고 참고 견디는게 혹사 같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때 내가 '선생님도 현역 시절에 그러시지 않으셨나요' 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운동 선수는 언제나 열심히 해야 한다고 어렸을때부터 이야기해서인지 세영이의 근성이 남다르다. 나보다 낫다. 근성이 오기가 되고, 오기가 사명이 된다"고 했다.

안세영은 금메달 획득 후 폭탄을 터뜨렸다. 대회 전부터 "마음 속에 있는 말이 있다"고 한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 보다 심각했다. 대표팀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대표팀에 많이 실망을 했다. 수정샘이 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

안세영은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대표팀을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하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배드민턴은 단복식이 다르고 선수들의 자격도 박탈 당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모든 것을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는 것 같고,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거 같은데 금메달 하나 밖에 안나온 것을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는 안 씨는 "세영이가 협회랑 이야기를 할거다. 우리에게 이야기한 부분이 있는데, 내가 전할 부분은 아니다. 세영이가 협회와 합의점을 찾으면 된다. 세영이가 잘 처리할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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