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다녀” 女동창에게 속아 55억 날린 친구들

연합뉴스

유명 외국계 투자 회사에 다닌다고 동창 등을 속여 장기간 수십억 원의 사기 행각을 저지른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학교 동창, 친척 등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해 장기간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 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여·41)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A 씨의 남동생 B 씨(37)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1년경부터 자신의 친척과 고등학교 동창 등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이 외국계 유명 투자 회사인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한다고 속이면서 투자를 권유했다.

그는 2015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피해자 C 씨에게 24억2000여만 원을 편취하는 등 모두 8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55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C 씨에게 "나에게 투자금을 주면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골드만삭스에서 운용 중인 상품에 투자해 고이율의 수익금을 지급하고 원금도 반환하겠다"고 속였다.

그러나 A 씨는 골드만삭스에 다니지도 않을뿐더러 C 씨에게 받은 투자금은 개인의 주식 투자나 다른 투자자들에 대한 투자금 반환으로 이른바 ‘돌려막기’를 할 생각이어서 원금을 반환하거나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기존에 투자금을 받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금과 원금을 지급해야 하자, 동생인 B 씨에게 신규 투자자를 모집해 올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B 씨는 A 씨와 공모해 2022년 11월경 또 다른 피해자로부터 2억3000여만 원을 편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규모, 아직까지 피고인을 고소하지 않은 다수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