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노벨물리학상 중국계 美학자 리정다오 별세

'패리티 비보존 이론'으로 31세에 노벨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195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중국계 미국인 물리학자 리정다오(李政道) 박사가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별세했다고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이 5일 보도했다. 향년 98세.

1926년 11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0년대 후반 저장대학과 시난(西南)연합대학에서 공부하다 미국 유학길에 올라 1950년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5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조교수로 임용된 리 박사는 3년 뒤 정교수로 승진했다.

고인은 같이 유학 중이던 중국계 물리학자 양전닝(杨振宁) 박사와 함께 물리 현상을 기술하는 방정식의 반전성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를 설명한 '패리티 비보존 이론'을 수립한 공로로 이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수상 당시 나이는 31세였다. 당시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오랫동안 물리학 연구에 매진한 고인은 양자장 이론, 소립자 이론, 핵물리학, 통계 역학, 유체 역학, 천체 물리학 등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1963년 미국으로 귀화해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미국 예술과학 아카데미 회원, 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 이탈리아 과학아카데미 외국인 회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아인슈타인 과학상, 이탈리아 공화국 최고 훈장 등도 수상했다.

1970년대부터 중국을 자주 찾아 강연하면서 기초과학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미중 공동 대학원 프로그램과 중국과학기금제도, 베이징대·저장대 등 명문대의 현대물리센터 등을 설립하는 데도 기여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중국과학원은 고인에게 최초의 외국국적 원사(학자로서 최고직위) 칭호를 부여했다.

중국 매체들은 고인의 별세 소식에 "큰 별이 떨어졌다"고 애도했고 중국 누리꾼들도 원로학자의 명복을 비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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