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차량 인도 돌진 1명 사망… 운전자는 급발진 주장

아파트 인근 행인 2명 들이받아
警, 차량 이상보다 운전 미숙 무게

서울 용산구 한 도로에서 50대 남성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5일 50대 남성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용산구 이촌동 도로에서 차량을 몰다가 아파트 단지 인근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길을 걷던 50대 여성이 의식이 있는 채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부상당한 80대 여성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A씨는 차를 잠시 정차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태운 후 이동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동승자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차량은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을 들이받고 보행자 2명을 친 뒤 인근 아파트 외벽에 부딪힌 후 멈췄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어린이집이 있었지만, 관련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이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급발진 취지로 진술했다. 사고 직후 음주와 마약 간이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서 A씨의 차량에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은 점 등으로 차량 이상보다는 운전 미숙에 따른 사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차량블랙 박스와 CCTV는 물론 사고기록장치(EDR)도 분석할 계획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차량 검정 의뢰 및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한다.

최근 보행자를 향해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일엔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가 나온 시청역 ‘차량 돌진 참사’가 발생했다. 같은 달 3일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도 택시 기사가 몰던 차량이 병원 외벽으로 돌진하며 3명이 다쳤다. 가해 차량 운전자들은 모두 급발진을 주장했다.

이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