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부상 딛고 완벽 스매싱… “이제야 숨 쉬어져” [파리 2024]
“긴장한 탓” 4강까지 1게임 내준 뒤 역전
결승선 페이스 되찾아 2게임 만에 끝내
철벽 수비에 드롭샷·헤어핀 ‘기술 끝판왕’
“협회, 무릎 부상 안일하게 생각해 실망
現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 것” 직격탄
무적의 22살 ‘승리의 키스’ 안세영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파리=남정탁 기자 |
이날 경기 전까지 허빙자오와의 상대전적은 8승5패로 안세영의 우위지만 꿈에 그리던 올림픽 결승전이라 이전 두 경기보다 더 긴장이 많이 됐을 법했다. 시작부터 허빙자오에게 두 점을 내주며 또다시 1게임을 내줄까 우려됐지만 이날은 달랐다. 0-2에서 강한 스매시로 첫 득점에 성공한 이후 안세영은 곧바로 제 페이스를 찾아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며 허빙자오를 몰아붙였다. 전매특허인 상대가 먼저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는 무한 수비에 간간이 터져 나오는 드롭샷과 푸시, 스매시로 허빙자오를 꼼짝 못 하게 만들며 1게임을 21-13으로 가볍게 따냈다.
‘약속의 2게임’에서 안세영은 이날 경기를 끝냈다. 11-11로 팽팽히 맞선 게임 중반, 안세영은 헤어핀과 하이클리어를 앞세운 수비에 상대의 빈 곳을 노리는 드롭샷과 스매시, 엔드라인 끝자락을 노리는 절묘한 푸시까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총망라해 단숨에 연속 5점을 내며 16-1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이 20-14로 금메달 포인트에 도달하자 ‘대∼한민국’과 ‘안세영’을 외치는 한국 팬들의 응원소리는 최고조에 달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환호하며 믹스트존에 들어선 안세영은 “꿈을 이뤘다.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 숨통이 트이고 환호하는 순간이 오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과 대표팀 간 갈등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계기였다. 당시 여자 단식 결승에서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부상 투혼으로 우승한 뒤 귀국하고 나서도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세영 측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세영이에게 별다른 정보를 주지 않고 주사를 놓았고, 이후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한 채 집에 방치됐다”고 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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