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이 떠올리는 양의지의 추억… 롯데 최고 유망주도 따라갈까, 잠재력은 충분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롯데는 순위가 처지는 상황에서 몇몇 위안을 확인하고 있다. 팀의 주전 1루수로 거듭나고 있는 나승엽(22)의 성장도 그중 하나다. 어린 시절부터 타격에 타고난 재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나승엽은 제대 이후 올해 본격적으로 팀 전력에 자리를 잡으며 팀 타선에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 일보직전까지 갔던 선수다. 덕수고 시절부터 그 또래 최고의 타자로 불렸다. 190㎝의 당당한 체격에 스윙에 힘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나승엽을 롯데가 눌러앉힌 건 어쩌면 팀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일대 사건이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지명한 끝에 설득했고, 계약금 5억 원을 안기며 유니폼을 입혔다.
큰 그릇에 물을 채우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 2021년 1군에 데뷔했지만 60경기에서 타율 0.204에 그쳤다. 롯데는 공을 더 들였다. 인내하고 일찌감치 군에 보냈다. 그렇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승엽은 올 시즌 김태형 신임 감독의 눈에 들더니 이제는 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5일 현재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0.303, 5홈런, 4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8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는 규정타석도 채웠다. 스몰 샘플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나승엽의 타격 재질을 굉장히 높이 산다. 팀 미래 타선을 이끌 선수라는 점은 자명하다. 김 감독의 임기 3년 내에서도 할 일이 많다. 하지만 김 감독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가 정도를 걷기를 바란다. 당장 홈런을 펑펑 쳐 주면 당연히 팀에 도움이 되고, 김 감독의 임기에도 탄력이 붙는다. 그러나 팀 내 최고 타자 유망주가 단계를 밟아 성장하길 바란다. 욕심을 내지 말라는 말을 항상 달고 산다.
김 감독은 아직 나승엽이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가 아니라고 본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지고 가길 바란다. 그렇게 정도를 밞으면 2~3년 뒤에는 홈런도 많이 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장타를 의식하지 말고, 지금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계속 보완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나승엽도 김 감독의 주문을 그대로 이행 중이다. 홈런에 욕심이 없는 타자야 없겠지만 일단 정확도와 스윙 메커니즘에 초점을 둔다. 만약 장타에 욕심을 내 스윙이 커지면 올해 3할 타율을 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김 감독도 “그게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힘이 있는 타자들은 아무래도 머릿속에 홈런을 1순위로 둘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더 단단한 기초가 있으면 추후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툭 쳤는데 넘어가면 ‘이거네’ 할 때가 있다. 기본적으로 홈런 타자와 장타를 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타고는 난다. 타구나 힘으로 봐서는 기본적으로 어떻게 칠 수 있지만 아직 기술이 안 된다”면서 “그걸 힘으로 홈런을 치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런 김 감독은 두산 시절 지도했던 양의지(37)를 떠올렸다. 힘보다는 타이밍으로 홈런을 치는 대표적인 선수로 뽑는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홈런을 치는 선수는 아니었다. 다만 원래 배팅 소질이 있었다. 손목이 좋아서 때리는 능력이 좋았다”면서 양의지 또한 단계를 밟아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타자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 양의지는 2010년 20개의 홈런을 치기는 했으나 이후 홈런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그러나 기술적인 요소를 더 가다듬은 뒤 어느 순간 홈런포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양의지는 2015년 다시 20홈런 타자로 복귀했고, 올해까지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은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다. 힘으로 때리는 타자가 아니다. 타이밍으로 투구를 역이용할 줄 아는 타자다.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비결이다. 어린 시절부터 타고난 힘으로만 승부를 했다면 홈런 페이스는 결코 롱런을 할 수 없었다.
나승엽도 좋은 체격을 가진 만큼 힘은 계속해서 붙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인 측면만 잘 가다듬으면 충분히 고타율에 20~30개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타자를 만드는 데 2~3년의 인내는 당연히 감수할 만하다. 한동안 정확도에 집중했던 나승엽이 최근 3할 타율과 동반한 홈런포를 때리고 있다는 건 그 가능성을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즐거운 기다림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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