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갈등에 멈춰선 행복주택...피해는 청약자 몫
[앵커]
대전의 한 행복주택 준공을 코앞에 두고 하도급 업체들이 모두 공사 현장을 떠났습니다.
건설사 간 갈등으로 공사 대금이 지급되지 않은 게 원인인데요.
이 때문에 청약 당첨 발표도 두 차례나 미뤄져, 애꿎은 청약자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김기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공사 자재들이 바닥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인부들이 한창 돌아다녀야 할 공사장 내부는 텅 비었습니다.
건물 외벽에는 공사 대금을 지급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대전도시공사에서 발주한 행복주택 공사 현장.
공정률 95%로 준공이 코앞인데, 하도급 업체들이 현장을 모두 떠나버렸습니다.
공사 대금 40여억 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야 할 곳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공사가 모두 중단됐습니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어려움으로 대금 지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건설사 입장.
대전도시공사가 이를 해결하겠다며, 공사 대금을 하도급 업체에 직접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려면 규정상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마저도 업체 간 모종의 갈등으로 일부 건설사가 서명하지 않아 무산됐다고 하도급 업체들은 주장합니다.
[행복주택 공사 하도급 업체 관계자 : (A 건설사에서) 도장을 안 찍어줘서 지급이 안 된다. 그 통보를 받았어요. 그래서 저희가 다시 철수한 것이거든요.]
대전도시공사 측이 건설사와 하도급 업체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어가며 중재에 나섰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컨소시엄 내부 문제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청약 당첨 발표도 두 차례 연기됐습니다.
발표와 입주를 애타게 기다리던 신청자들만 고스란히 애꿎은 피해를 떠안았습니다.
[행복주택 청약 신청자 : (도시공사에서) 당첨자라도 알려줬으면 다른 계획을 세우던 이렇게 좀 대비를 할 텐데 당첨자(발표)도 계속 미루고 있으니까 저희는 뭐 이도 저도 못하게 되는 거죠.]
대전도시공사는 건설사들을 중재해 완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언제 해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여서 청약자 피해만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기수입니다.
촬영기자 : 권민호
YTN 김기수 (energywate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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