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자리서 “대표팀에 실망” 쓴소리
부상 이겨내고 “꿈 이뤄 행복”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 수도”
협회 부상 대응 등 불만 드러내
여덟 살에 처음 라켓을 잡은 이후 늘 마음속에 품어왔던 올림픽의 꿈, 3년 전 8강에서 그 꿈을 접고 서럽게 쏟았던 울음을 넘어, 1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바꾼 무릎 부상을 딛고, 드디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안세영(22)이 파리에서 완벽하게 ‘셔틀콕 황제’ 대관식을 펼쳤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한 개밖에 없던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따내고 세계 배드민턴 여자단식 최고에 올랐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27·9위)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첫 여자단식 금메달이고, 2008 베이징 대회 이효정·이용대의 혼합 복식 금메달 이후 첫 금메달이다.
결승에서 만난 허빙자오는 앞서 8강에서 안세영의 ‘숙적’ 천위페이를 탈락시킨 주인공이다. 8강의 야마구치, 4강의 툰중을 상대로는 모두 1게임을 내준 뒤 2·3게임을 따내 역전승한 안세영은 결승에서 1게임부터 몰아붙여 완승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도중 무릎을 다친 채로 금메달을 따낸 뒤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상을 딛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행복하다. 이제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 뒤 부상 때문에 못 올라설 때 옆에서 코치님, 트레이너 선생님과 수없이 싸우고 울었던 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꿈을 이룬 직후 안세영은 “대표팀에 실망했다”며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표팀에 대해서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과 순간에 너무 많은 실망을 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작심 발언한 배경에는 부상 직후 협회를 통해 받은 검진 결과가 오진이었다는 점, 부상 속에서도 A급 대회뿐 아니라 여러 대회를 다 소화해야 했던 점들이 불만으로 쌓인 데다 그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수현 해설위원은 “750급이나 1000급 대회는 랭킹 16위 안의 선수가 출전을 안 할 경우 제재를 준다. 안세영이 부상 이후 좀 더 쉬면서 했어야 하는데 올림픽 바로 전 오픈 대회에 계속 뛰었다”며 “안세영의 입장은 아직 얘기를 안 해봐서 내가 전혀 모르겠다. 추측을 해선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