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의 폭탄발언 “실망스런 협회… 대표팀 계속은 힘들다”
“협회 많은 걸 막아… 올림픽 성적을 돌아봐야”
“대표팀 떠난다고 올림픽 출전 못 하는 건 선수에 야박”
‘셔틀콕 천재’ 안세영(22)이 “파리에서 낭만 있게 끝내고 싶다”던 약속을 지키며 ‘셔틀콕 여제’가 됐다. 다만 이날 한국 배드민턴은 안세영의 금메달을 오롯이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한국 배드민턴 선수로는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은 시상식이 끝난 뒤 자신의 무릎 부상 대처에 안일했던 대표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대표팀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 단식 랭킹 1위 안세영은 5일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27·중국·9위)를 상대로 52분 만에 2-0(21-13, 21-16) 완승을 거뒀다. 그러면서 한국 배드민턴 선수로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52)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배드민턴 5개 종목(남녀 단·복식, 혼합 복식)을 통틀어도 한국 선수가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 주인공이 된 건 2008년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 챔피언 이용대(36)-이효정(43) 조 이후 안세영이 처음이다.
올림픽 시상식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안세영은 “당시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런데 이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배드민턴만 계속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 되든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대표팀에서 떠난다고 올림픽에서 못 뛰게 된다는 건 선수에게 좀 야박하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 (배드민턴)협회는 너무 많은 걸 막고 있으면서도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했던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하나만 나온 걸 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세계랭킹 1위로 올림픽 금메달까지 정복한 안세영은 “다시 1등 자리에 오를 수 있어 행복하고 ‘꿈을 이뤘다’는 감정이 정말 좋다. 이번 우승으로 배드민턴이 좀 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배드민턴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전 8번의 올림픽 여자 단식 우승자 평균 나이(25세)보다 세 살 어린 안세영은 “전성기가 오기엔 아직 어린 것 같다. 더 많은 경험을 하다 보면 더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세영이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도 우승하면 배드민턴 여자 단식 역대 두 번째 2연패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기록을 남긴 건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 챔피언 장닝(49·중국)뿐이다.
파리=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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