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한반도…사람도 가축도 쓰러진다
전국 가축 25만마리 떼죽음
강릉 17일 연속 열대야 기록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원 강릉은 역대 가장 긴 17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에서는 하루 20명 안팎 인원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더위를 이기지 못한 가축 25만마리도 폐사했다.
5일 전남도재난안전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 4일까지 전남에서만 20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0명보다 2배 높은 수치다. 전남지역은 6월11일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이후 이날까지 33일이나 폭염경보 등이 발령되고 있다.
특히 장마 이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주부터 온열질환자가 하루 십수명씩 쏟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7월29일부터 8월4일까지 7일간 전국 507개 응급실 의료기관에서 신고한 온열질환자는 총 685명에 이른다.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가 가동된 지난 5월20일부터 8월4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16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1646명)를 이미 넘어섰다.
야외 작업 중 숨지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6시55분쯤 대구 군위군 의흥면의 한 참깨밭에서 일하던 70대 남성이 쓰러져 숨졌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일 경북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 제2공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주거지 실외기 화재도 전국에서 잇따랐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아파트에서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로 연기를 마신 주민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3일 부산 수영구에서도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실 불길이 20분 만에 잡혔고, 같은 날 오후 대전 서구 도안동 아파트의 외부 실외기는 화재로 전소됐다.
무더위로 인한 가축 떼죽음도 이어지고 있다. 가축 재해를 보상해주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전국적으로 25만7000마리의 닭과 돼지, 오리 등이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했다. 피해액은 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들어 지난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이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3.7일)보다 3배 이상 길고,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 같은 기간의 9.5일보다도 긴 것이다. 지난 4일 밤까지 서울과 광주는 지난달 21일 이후 15일 연속으로, 강릉은 같은 달 19일 이후 17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강릉의 경우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11년 이후 113년 만에 가장 긴 기간 열대야다. 강원 속초와 삼척, 대구와 충북 청주도 지난달 20일부터 16일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강현석·김현수·김기범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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