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화재·폭발 원인 찾아…온도 급상승 `열폭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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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폭발과 화재 원인인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과 이를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차 화재와 폭발을 예방하기 위해선 열폭주 메커니즘을 밝혀야 하는데, 수초 안에 일어나는 열폭주를 분석하기 어렵고, 배터리 셀 안의 물질들이 화학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아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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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과 음극 간 '자가증폭루프' 유도가 원인
전기차 배터리 화재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폭발과 화재 원인인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과 이를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나 폭발을 예방하는 기술로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는 임종우 화학부 교수팀이 김원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팀, 삼성SDI 연구팀과 공동으로 급격히 온도가 치솟는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에 의한 화재 및 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에 불이 나면 배터리 온도가 수초 내 1000도 이상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차량 72대가 불에 타는 등 큰 피해를 냈다.
특히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하이니켈 양극재는 용량이 크지만, 열 안정성이 낮아 열폭주에 더 취약하다. 전기차 화재와 폭발을 예방하기 위해선 열폭주 메커니즘을 밝혀야 하는데, 수초 안에 일어나는 열폭주를 분석하기 어렵고, 배터리 셀 안의 물질들이 화학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아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방사광가속기 X선 회절 기법으로 배터리 셀 내부에서 양극재와 흑연 음극 간 화학종이 교환되며 '자가증폭루프' 반응이 열폭주를 유도하는 것을 관찰했다. 열폭주 초기에 흑연 음극재에서 발생한 에틸렌 기체가 하이니켈 양극재로 이동해 산소 기체가 탈출하는 것을 유도하고, 양극재 산소 기체가 다시 음극의 에틸렌 기체를 발생시키며 강한 발열 반응을 일으켰다. 이를 자가증폭루프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음극 표면의 리튬과 반응해 배터리 온도를 더욱 올린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음극 표면을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로 코팅하면 음극에서 시작되는 자가증폭루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알루미나로 코팅된 음극에서 에틸렌이나 산소 기체 발생이 억제돼 열폭주 현상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연구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하이니켈 양극재를 주로 사용하는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지난 1일)'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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