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57곳 중 924곳 ↓…하루 새 시총 192조 증발
- 상장사 절반 52주 신저가 충격
- 하락 종목수도 사상 최다 기록
- 세계증시 휘청… 가상자산 폭락
국내 증시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5일 하루 코스피는 시가총액 약 192조 원이 증발했다. 상장사 2곳 가운데 1곳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힘없이 주저앉았다. 미국 경기 침체 공포는 다른 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은 폭락하고 엔화는 급격한 강세를 보였다.
▮상장사 대부분 하락…절반이 신저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닫으면서 시가총액 2000조 원이 무너졌다. 시총이 2000조 원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1월 22일 이후 196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 시총은 1997조7450억 원으로, 하루 새 192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대형 기술주 실적 부진, 엔 캐리 자금 유출 우려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10% 넘게 하락한 업종이 속출했다. 의료정밀(-11.85%)이 가장 낙폭이 컸고, 기계(-11.10%) 화학(-10.67%) 철강금속(-10.13%) 섬유의복(-10.07%) 운수장비(-9.32%) 제조업(-9.18%) 건설업(-8.91%) 비금속광물(-8.41%) 운수창고(-8.03%) 서비스업(-8.00%) 등이 뒤따랐다.
코스피 상장사는 957개 중 924개가 하락 마감했다. 21개사가 이미 거래 정지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단 12개사만 제외하고 모든 상장사 주가가 떨어진 셈이다. 코스닥에서는 23개 종목이 오르고 1633개 종목이 하락했다. 하락 종목수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 역대 최대다.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주가(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도 속출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52주 신저가를 다시 쓴 상장사는 1418곳(코스피 424곳, 코스닥 994곳)으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99개 중 절반 이상이다. 주가가 높은 순서대로 보면 태광산업이 이날 하루에만 9.30% 하락하며 기존 52주 신저가였던 56만 원(지난해 10월 4일)보다 더 떨어진 54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포스코홀딩스(-11.78%) 삼성SDI(-9.66%) 등도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에코프로비엠도 이날 11.30% 급락했다. 부산 상장기업은 지난 2일보다 큰 폭으로 2거래일 연속 고꾸라졌다. 각 상장사는 전날 대비 ▷HD현대마린솔루션 11.87% ▷금양이 15.38% ▷리노공업 10.77% ▷BNK금융지주 7.637% ▷성우하이텍 16.32% 하락했다.
▮엔화 급등… 글로벌 증시도 폭락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낙폭도 컸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546만 원으로 24시간 전보다 10.29%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7100만 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일본 엔화 가치는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는 오후 한때 미 달러화 대비 상승 폭을 3.3%까지 키우면서 141.7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화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급속히 확대되고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가 빠르게 청산되면서 최근들어 강세로 전환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951.8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5월 23일(954.5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장 기준 22.58원 오르며 하루에만 2.43% 급등했다.
엔화 강세와 미국 경기침체 우려 여파로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는 이날 4451.28포인트(전장 대비 -12.4%)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대만 증시 자취안 지수도 8.4% 급락 마감, 1967년 이후 최악의 매도세를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600 역시 오전 9시9분(중부유럽 표준시 기준) 전장보다 3.24% 하락한 481.74포인트로 지난 2월1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유럽 증시도 급락한 상태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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