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메달’ 수영 김우민이 전한 희망…“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어”[파리올림픽]
물속에서 모든 걸 쏟아냈고, 도시의 낭만도 아쉬움 없이 즐겼다. 5일 프랑스 파리의 코리아하우스에서 만난 김우민(23·강원도청)의 목에선 쇳소리가 났다. 그는 “어제 임애지 선수(여자 복싱) 준결승전 경기를 보러 갔다가 너무 열심히 응원해서 목이 쉬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우민은 2024 파리 올림픽 대회 첫날인 지난달 27일 남자 수영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50으로 3위에 오르며 한국 수영에 12년 만의 메달을 안겼다. 그는 경기 후 마지막 50m에서 “사지가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고통을 이야기했다. 차디 찬 물속에서 몸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김우민은 파리에서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 역대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김우민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제 목표였던 금메달은 아니지만, 이번 계기로 다음 올림픽에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일주일에 여섯 번씩 물에 들어갔고, 그중 세 번은 강도를 더 높였다. 하루 평균 1만5000m가량 수영했다. 그는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400m에서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우민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출전하는 대회에서 족족 떨어졌다. 입상 실적이 없어서 체육고등학교 진학도 힘들었다. 자유형 1500m 종목이 포함된 ‘철인3종’ 전향도 고민했다. 한때 수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던 김우민은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목표를 생각하고 열심히 움직이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포기하지 않고 매 순간 노력하면 다 이뤄낼 수 있다”고 수영 꿈나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개인적으론 큰 성과를 거뒀지만, 아쉬움을 남긴 부분도 있다. 김우민은 황선우 등 동료들과 함께 출전한 남자 800m 계영 결승에서 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던 남자 경영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내심 메달을 바랐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우민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온 것 같아서 아쉽다”고 했다.
김우민은 수영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에펠탑 등 명소를 돌아다니고, 다른 종목 한국 선수의 경기를 현장에서 응원하며 모처럼 여유를 보냈다. 이날 귀국길에 오르는 그는 “올림픽 전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할 게 없다”며 “일단 집에서 편하게 쉬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지난 3년간 쉴 틈 없이 달려온 김우민은 귀국 후 1~2주 정도 휴식 후 다시 물에 들어가 4년 뒤 LA 올림픽을 향한 걸음을 천천히 내디딜 계획이다. 김우민은 “파리에선 동메달을 땄으니까 LA에선 은메달,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며 “기록적으로도 3분41초대, 3분40초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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