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발 ‘검은 월요일’…파랗게 질린 코스피 긴밀 대응을

2024. 8. 5. 19: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발 경기 침체인 'R(Recession)의 공포'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2거래일 연속 파랗게 질렸다.

코스피는 지난 2일 3.65% 하락한데 이어 5일 8.77% 떨어진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미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 주가가 50년 만에 최대 하락 폭(-26.06%)을 기록했다.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애플 주식 대량 매도는 경기 하락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복합위기에 역대 최대폭 8.77% 하락
재정·세제·금리 정책 시너지 발휘를

미국발 경기 침체인 ‘R(Recession)의 공포’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2거래일 연속 파랗게 질렸다. 코스피는 지난 2일 3.65% 하락한데 이어 5일 8.77% 떨어진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대 하락폭(종가 기준)을 기록한 ‘검은 월요일’이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10% 이상 밀리자 패닉셀 장세가 연출됐다.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일본 니케이지수도 12.4% 폭락했다. 글로벌 증시 패닉은 미국 빅테크 주가 조정과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본격화와 더불어 중동 전운이 높아진 영향이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타다.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R의 공포는 반도체 산업부터 흔들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악화와 ‘인공지능(AI) 거품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이다. 이미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 주가가 50년 만에 최대 하락 폭(-26.06%)을 기록했다.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애플 주식 대량 매도는 경기 하락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이차전지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둔화)에 빠져 국내 경제가 2분기 0.2% 역성장한 원인을 제공했다.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은 올해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6월 2.7%에서 7월 2.5%로 0.2%포인트 낮췄다. 정부가 이날 과도한 불안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추가로 내놨으나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는데 경기 부양 수단은 마땅치 않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와 달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하다. 자영업자 채무 경감과 기업 투자 회복을 위해선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서다. 당장 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시장과 가계 부채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지난 3월부터 월평균 5조 원가량 증가하던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7조6000억 원가량 늘었다. 전세 사기와 공급 부족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9주 연속 상승세다. 전셋값은 63개월 연속 올랐다. 금리 인하 신호를 보냈다가 집값이 오르면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정부의 과제는 물가는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경기를 부양해 복합위기를 헤쳐 나가는 것이다. 재정·세제·금리 정책의 시너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도 요구된다. 더불어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실물 경제가 무너지는데 언제까지 싸움만 할 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먹사니즘’을 부르짖는다. 여당도 민생을 강조한다. 지금은 말이 아니라 행동할 때다. 정쟁 대신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