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그해 여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티베트 고기압이,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맑은 날씨로 강한 일사효과까지 더해져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음."
폭염에 시달리는 최근 기상 상황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최악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 8월 기상청이 내놓은 자료다.
그 결과가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던 2018년 여름철(6월 1일~8월 16일 기준) 전국 폭염일수 29.2일(평년 8.7일)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티베트 고기압이,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맑은 날씨로 강한 일사효과까지 더해져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음.”
폭염에 시달리는 최근 기상 상황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최악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 8월 기상청이 내놓은 자료다. 그해 8월 1일 강원 홍천 최고기온은 41.0도로 종전 역대 1위인 40.0도(대구·1942년 8월 1일)를 갈아치웠다. 당시 폭염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사하라사막 51.3도를 비롯해 스웨덴 알제리 모로코 등에서 관측사상 최고기온을 찍었다.
기상청은 이 자료를 통해 2018년을 1994년과 비교했다. 폭염이 생긴 원인이 비슷했으나 두 고기압 세력이 더욱 강하고, 보다 폭넓게 발달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변수는 태풍. 1994년에는 8월 상순 두 차례 태풍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더위가 일시적으로 누그러졌다. 그러나 2018년은 장마 종료 후 태풍 2개가 오히려 폭염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가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던 2018년 여름철(6월 1일~8월 16일 기준) 전국 폭염일수 29.2일(평년 8.7일)이다. 폭염일수는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수이다.
부산을 중심에 둔다면 지난 4일 기준 18일째 폭염특보, 10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며 더위를 식혀줄 ‘효자 태풍’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 3일 양산 최고기온이 39.3도였으니 간절함이 더한다. 고온의 티베트 고기압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중으로 한반도를 짓누르는 모양새가 2018년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역대급이라는 세 여름 폭염에서 짧아진 간격이 두드러진다. 1994년에서 2018년까지 24년, 2018년에서 올해까지는 6년이다. 훨씬 자주, 훨씬 강하게 폭염이 닥칠 가능성이 엿보인다. ‘올해 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란 경고가 그래서 나온다. 기후 위기는 환경 위기이자 경제 위기다. 영구적인 위기를 뜻하는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는 위기의 영속화라는 불안과 공포를 내포한다. 그 이면엔 위기를 자초한 게 사람이라면 해법도 사람이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 담겼다.
7일 입추를 지나면 14일 말복을 거쳐 22일 처서를 맞는다. 절기는 가을로 향하나 폭염은 위기감을 더한다. 미래세대에게 ‘그해 여름’으로 기억될 올여름 폭염은 우리가 그들에게 떠넘긴 짐이다.
정상도 논설주간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