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28년 만에 배드민턴 女단식 金…'셔틀콕 여제'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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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빙자오(27·중국)의 라켓을 떠난 셔틀콕이 라인 밖에 떨어졌다.
금메달을 확정 짓는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자 코트에 쓰러져 눈물을 쏟은 안세영(22)은 이내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을 제패하며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에 이어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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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흘린 눈물이 성장 발판
광고·방송 다 거부 훈련만 매진
항저우 亞게임 이어 파리도 제패
시상식 직후 대표팀 작심 비판
"저의 무릎 부상 안일하게 생각
계속 함께하기는 힘들 수도"
허빙자오(27·중국)의 라켓을 떠난 셔틀콕이 라인 밖에 떨어졌다. 금메달을 확정 짓는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자 코트에 쓰러져 눈물을 쏟은 안세영(22)은 이내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안세영이 진정한 셔틀콕 여왕의 자리에 오른 순간이었다.
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을 제패하며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꺾고 우승했다.
안세영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방수현에 이어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 복식에서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 배드민턴은 안세영의 금메달로 세 대회 연속 ‘노 골드’의 아쉬움을 씻었다.
성장의 발판 된 도쿄의 눈물
파리는 안세영의 두 번째 올림픽 무대다. 3년 전 열아홉에 처음 출전한 도쿄올림픽은 쓰디쓴 기억으로 남아 있다.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해 탈락하며 눈물을 쏟았다. 다섯 번 맞붙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천위페이에게 또 한번 패배하면서 자신의 첫 올림픽이 8강에서 멈춘 것이 아쉽고 분하기만 했다. 당시 그는 “후회 없이 준비했는데 이 정도 성과가 나왔다”며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도쿄의 눈물은 안세영이 더 크게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곧바로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세운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에 집중했다. 휴가 때도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야 직성이 풀렸다. 안세영의 피나는 노력은 국제대회 성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1996년 방수현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인도·태국·싱가포르·코리아오픈 등에서 차례로 정상에 올랐다.
‘숙적’ 천위페이도 기어코 넘어섰다.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안세영은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여자 단식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곧바로 이어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2-1로 제압해 아시아 정상에 섰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파리의 환호 후 작심 발언
아시안게임 결승전 때 무릎 인대가 파열된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하나만 바라보며 다시 땀을 흘렸다. 밀려드는 광고 제의와 방송 출연 요청을 모두 사양한 채 휴식과 재활, 운동에 집중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에서 안세영은 거침이 없었다. 8강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27·5위),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마리스카 툰중(25·8위)을 차례로 꺾었다. 두 경기 모두 1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두 세트를 가져오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결승은 안세영의 완승이었다. 1세트는 21-13으로 크게 이겼다. 5연속 득점에 힘입어 일찌감치 허빙자오와 격차를 벌린 2세트도 21-16으로 승리했다. 두 세트 만에 경기를 끝낸 안세영은 3년 전 도쿄의 눈물을 파리의 환호로 바꿀 수 있었다.
안세영은 시상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불만을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무릎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다”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친 후 대표팀이 대처하는 과정의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안세영은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대표팀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며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이어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덧붙였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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