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빅스텝 밟을까… 한은 정책 촉각
韓 부동산 등 영향, 시기논의 전망
금리인하 시기를 놓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연준의 잘못된 통화정책 판단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R(경기침체)의 공포'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셈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은 11만4000명으로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인 18만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6월 취업자수 증가폭도 기존에 발표됐던 20만6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한 달 만에 0.2%p 상승해 4.3%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바클레이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월가 주요 금융회사들은 7월 고용지표 발표 후 모두 미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을 수정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오는 9월과 11월 기준금리를 각각 0.5%p 인하하고 12월 추가로 0.25%p 더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연준이 내년 중순까지 매 회의마다 금리를 0.25%p씩 인하해 3.0~3.25%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9월과 11월, 12월에 각각 0.25%p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전망을 크게 수정한 것이다. JP모건도 연준이 연내 2차례(9월·11월) 빅스텝에 나선 뒤 12월 이후 매 회의에서 0.25%p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7월 일자리 보고서가 노동시장의 약세를 과장했을 수 있지만 8월 보고서도 부진할 경우 9월 0.5%p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크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몇달 전에 금리를 인하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9월 0.25%p를 인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 금리인하 수준을 0.5%p로 잡아야 한다. 연준이 이전에 시사한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하반기 금리정책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먼저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이후 한은이 집값과 가계부채 진정세 등을 확인한 뒤 금리 인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에 10월, 11월 중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하는 전문가들이 다수였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스트레스 DSR이 확대 시행되면 대출 증가 속도가 완화해 10월엔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운 환경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고 가계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금리를 섣불리 인하하면 가계부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안정 우려로 번질 수 있다. 금리 인하 횟수와 시점은 10월, 연내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의 우려가 큰 만큼 한은이 8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앞서 8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예상한 대신증권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증시 폭락 등 영향이 오히려 한은의 8월 금리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연준의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한은이 미국이 금리를 내린걸 확인하고 따라 내릴 의미가 없다"며 "물가가 안정되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 기본 전제다. 현재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가 부각되고 있는 부분이 오히려 한은의 8월 금리인하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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